[신세계만평] 국화 1천송이 오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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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국화 1천송이 오월 희망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4.05.18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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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화 1천송이 5·18 묘지 헌화
15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당선인들이 5·18 묘지에 헌화·참배하고 있다. 이 대표는 경남 김해에서 재배한 국화 1천송이를 직접 공수해 개별 묘지마다 헌화·참배했다. 2024.5.15 (사진=연합뉴스) 

5·18 44주기를 앞두고 경남 김해에서 기른 국화 1천송이가 광주 5·18민주묘지 995기에 헌화됐습니다.

7시간30분에 걸친 헌화는 그 누구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적같은 일이었습니다.

5·18민주화운동 44주년을 사흘 앞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천하람, 이주영 비례대표 당선인과 함께 민주묘지를 찾았습니다.

이들은 995기 묘지에 7시간30분 동안 국화를 헌화했습니다.

995기 묘의 비석을 일일이 닦고 이내 절을 올렸습니다.

절을 하던 이들은 중간에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휘청거리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연신 닦으며 참배를 마치고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새벽 김해에서 국화를 차에 싣고 직접 운전해 5·18 묘역으로 달려왔습니다.

이 대표는 영남 사람도 5·18 정신에 대해 이번 기회에 이해하는 게 중요했다고.

5·18이라는 비극이 일어난 것이 영호남의 대립 때문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995기 묘역을 모두 참배한 배경에 대해서는 995명 열사의 사연 하나하나를 다 느껴보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보수진영 정치인들이 5·18 기념식에 참석하는 건 진일보한 모습이지만, 그것을 넘어서기 위한 또 다른 도약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것을 넘어 5·18정신을 실현하는 것에 정치가 집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대표는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995기의 묘 하나하나마다 담긴 광주의 오월정신을 잊지 않고 실천하겠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이 대표는 묘역을 떠나면서 22대 국회에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5·18을 두고 진영과 지역이 갈라져 대립하는 건 정말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군사정권에서 광주 학살을 저지르고 이를 뒤집어 광주시민이 폭동을 일으켰다고 해 잘못 알고 있는 국민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그마치 4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5·18 왜곡은 아직도 바로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은 군부 권위주의의 국가폭력으로부터 민주·인권의 가치를 지켜낸 혁명입니다.

영화 '서울의 봄'에 출연한 배우 김의성 씨는 44주년 5·18 기념 학술대회에서 '5·18은 영광스러운 항쟁 역사'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이 근절돼 영광스러운 항쟁의 역사로 기억되길 소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광주시민이 아니다 보니 항쟁 4년이 지난 후에야 폭동이 아니라 민주화를 위한 투쟁인 것을 알았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래서 광주의 실상을 담은 영상물을 보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결정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그는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서울의 봄' 흥행에 힘입어 '열흘간의 광주 항쟁'을 다룬 영화가 제작됐으면 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기회가 온다면 5·18 시민군으로 참여해 민주화를 외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헌법 전문 수록과 함께 국민 모두가 5·18을 바로 알고 이런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44주년째를 맞아서도 묘지마다 엎드린 채 흐느끼는 유가족의 모습이 푸르른 오월에 우리의 가슴을 짓누릅니다.

44주년 기념식에 정치권이 광주 망월동 국립5·18민주묘지에 총출동했습니다.

'오월, 희망이 꽃피다'를 주제로 열린 기념식은 5·18정신을 기억하겠다고 다짐하며 희망찬 미래를 이야기하는 내용으로 진행됐습니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은 광주가 흘린 피와 눈물 위에 서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입도 뻥긋하지 않았습니다.

언론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3년 연속 기념식에 참석했다고 앞다퉈 보도합니다.

몇 번 온 것이 대수입니까.

대통령은 오월의 정신을 올바르게 계승하는 일이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만 번지르르하게 합니다.

광주시의원들은 대통령의 기념사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5·18 헌법 수록'을 촉구하는 펼침막을 들고 묵언 시위를 했습니다.

광주시는 대통령 기념사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3·1운동은 일제 저항운동이었고, 4·19혁명은 이승만 반독재 투쟁이었으며, 5·18은 국가폭력에 대한 시민들의 민중투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오월만 되면 좀비처럼 우르르 몰려온 정치인들은 두리번거리며 묵념하고 자리만 지키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져버립니다.

그러고선 시내에 나와 이 사람 저 사람 만나서 생고기비빔밥 한 그릇 후다닥 먹고 되돌아서는 순간 오월 모두를 잊어버립니다.

이게 매년 반복되는 웃기는 오월 기념식입니다.

정치권은, 광주지역 국회의원 당선인들은 들리지 않습니까.

44년 동안 한 맺힌 유족들이 묘 앞에 엎드려 한없이 흐느끼는 통곡 소리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으라는 국민의 호소가.

그러고 나서 희망찬 미래를 이야기하자는 시민의 외침이.

불의에 맞선 5·18민중항쟁에 대한 왜곡과 오월 정신을 훼손하는 망발은 이제 사라져야 합니다.

대통령도 풍요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오월 정신의 올바른 계승이라고 했습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수록되는 그 날까지.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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