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무지의 말로만 떠드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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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무지의 말로만 떠드는 정치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4.05.21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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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2024년 국가재정전략회의 마무리 발언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2024.5.17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철학도 영혼도 없는 무지의 '말로만 떠드는 정치'는 국민도 민생도 없습니다.

말로만 떠드는 빈 곳간일 뿐입니다.

국민은 날마다 쏟아지는 뉴스를 보면서 가슴앓이를 합니다.

대통령이 최근 서울의 한 전통시장을 방문해 해산물 가게 앞의 멍게를 보고 '여기에 소주만 한 병 딱 있으면 좋겠다'고 했답니다.

아무리 농담이라고 해도 국민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말입니다.

민정을 살피려 시장에 가서 멍게를 봤다면 '잘 팔리나요', 이런 말을 건네야 할 것 같은데, 대낮에 무슨 술타령이란 말인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 앞에서 술안주부터 떠올린 대통령의 말은 대파 가격에 대한 몰이해만큼이나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흠을 잡으려는 게 아니라 대통령의 평소 생각을 가늠할 수 있어서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대통령이 백주 대낮에 농담으로라도 해서는 안 되는 말이잖습니까.

대통령은 최근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조사 폐지 방침을 밝혔습니다.

예비타당성조사 제도는 정부 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사업의 여러가지 타당성을 사전에 검증하고 평가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어이가 없는 민주당은 밥 지을 쌀을 다 뺏어놓고 구멍 뚫린 가마솥을 선물해 주겠다는 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대통령은 과학기술계가 R&D 예산을 유용하는 '카르텔'이라며 모욕감을 주고 거의 삭감하다시피해 연구원들의 할 일이 없어졌다는 말까지 돌았습니다.

올해 과학기술 R&D 예산을 역사상 처음으로 그것도 대폭으로 삭감했습니다.

어려웠던 시기인 IMF 때에도 삭감하지 않았습니다.

선진국 중 특히 미국과 유럽의 연구 사업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기초연구 사업을 벤치마킹해 만든 개인기초연구사업 지원을 중단시켰습니다.

실적이 우수하고 정부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연구 사업과 과제들에 대해서도 일괄 삭감했습니다.

대학 연구 지원에 쓰이는 교육부 소관 R&D 예산도 대폭 삭감했습니다.

그러더니 이제와서 예타를 폐지하겠답니다.

이랬다저랬다 중요 정책이 갈팡질팡하면서 자아도취자들이 충돌하는 꼴입니다.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해 과학계와 여론의 반발을 샀던 대통령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나눠먹기식'이라고 비난하더니, 올해는 내년 연구개발 예산을 사상 최대로 올리겠다고도 합니다.

한술 더 떠 재정 투입의 적정성을 따지는 예타마저 완전히 없애겠다는 것입니다.

국가의 백년대계가 달려있는 연구개발 정책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조변석개하고 있습니다.

R&D 예타 개선은 과학기술계의 숙원 중 하나였지만, 현장 연구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절차나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무턱대고 폐지만 하라는 뜻이 아닌데 엉뚱한 짓을 하고선 이제와서 딴소리입니다.

현장 연구자들의 의견을 듣는 등 R&D 예타 제도 개선 없이 예타만 폐지되면 정부 내 한두 사람이 마음대로 예산을 주물럭거리는 꼴이 될 게 뻔합니다.

대통령이 진정 R&D에 대한 생각이 잘못됐다고 늦게나마 바꾼 것이라면 자신의 잘못을 먼저 되돌아보고 과학기술계가 요청하는 R&D 추경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나라 살림을 하는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무지한 상태에서 정책을 쏟아내는 건 재앙입니다.

얄팍하고 알량한 지식으로 정치를 한다는 건 패악입니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연구도 고민도 좀 하고 정책을 실행해야 합니다.

요즘 오락가락 난리가 난 해외 직구 금지 논란은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민생을 위해 생각과 고민은 하는 건지, 대낮에 술 생각들만 하는 건지.

한 유명 가수가 음주 사고를 내고 도주한 뒤에 추가 음주로 음주운전 사실을 감추려한 사건으로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팬들을 위한 큰 행사를 앞두고 술을 마시는 것 자체가 일부 정치인들과 닮은꼴입니다.

술은 활력과 에너지를 주는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때를 가려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술 생각보다 먼저 국민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민생을 살펴주시기를.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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