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논란 남긴 권익위 '명품가방 의혹' 종결, 검찰은 달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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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논란 남긴 권익위 '명품가방 의혹' 종결, 검찰은 달라야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4.06.1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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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 정승윤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했다는 내용의 비위 신고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4.6.10 (사진=연합뉴스)

국민권익위원회가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했다는 내용의 비위 신고 사건과 관련해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어 종결 결정했다"고 밝혔다. 처벌 조항이 없으니 법 위반 사안인지 따져볼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다. 윤 대통령과 가방 제공자인 최재영 목사에 대한 직무 관련성 여부, 또 가방이 대통령 기록물인지 여부도 논의한 결과, 종결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가 지난해 12월 해당 사건을 권익위에 신고한 지 6개월 만에, 아울러 사건 처리 기한을 한차례 연장하며 조사를 진행한 끝에 나온 결론이다.

권익위의 짧은 종결 사유 설명은 이 사건을 둘러싼 논란을 불식시키고 국민을 납득시키기에 불충분하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국가기관으로서 무성의하게까지 느껴진다. 권익위는 종결 근거로 김 여사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상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다는 점을 들었고, 윤 대통령과 최 목사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14조 1항, 다시 말해 '신고 내용이 언론 매체 등을 통해 공개된 내용에 해당하고 조사 중이거나 이미 끝나 새로운 증거가 없는 경우'와 '그 밖에 법 위반 행위를 확인할 수 없는 등 조사가 필요하지 않아 종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근거 조항만 간략하게 나열했을 뿐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의 배우자는 공직자 등의 직무와 관련해 공직자 등이 받는 것이 금지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제공받기로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처벌은 이를 인지하고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은 공직자 당사자에게만 내릴 수 있다. 따라서 핵심 쟁점은 직무 관련성과 대통령의 인지 여부, 공여자 처벌 가능성 등이다. 김 여사에게 건네진 명품 가방 등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이 있다면 윤 대통령에게 서면 등으로 신고할 의무가 생길 수 있다. 대통령기록물 여부에 대한 판단 역시 사후 관리의 적정성을 따지기 위해 중요한 사안이다. 권익위는 이에 대한 조사나 실체적·법리적 판단 여부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이 사안을 다룬 권익위 전원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조사가 미흡하다는 등의 다른 목소리가 나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권익위의 조사가 종결된 만큼 이제 시선은 검찰에 더 쏠리게 될 수밖에 없다. 권익위의 종결 처분과는 무관하게 검찰은 일정대로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11일 출근길에 "검찰 차원에서 수사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담팀을 꾸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도 전날 "절차에 따라 필요한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명품 가방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남아 있는 만큼 검찰은 엄정한 수사를 통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밝히고 설명해 주길 바란다. 권익위처럼 쟁점을 뭉개는 식으로 결론을 내놓아서는 의혹만 더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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