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수질, 정부-환경단체 시각차 '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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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수질, 정부-환경단체 시각차 '극명'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14.07.1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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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큰빗이끼벌레 번식 관련성도 의견 달라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하나인 영산강 수질 문제에 대해 정부와 환경단체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영산강은 승촌보와 죽산보가 건설된 이후 3년 연속 녹조가 발생하고 최근에는 상류지역에서 외래종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가 집단 서식하는 것이 확인되는 등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다.

13일 한국수자원공사(K-water)에 따르면 최계운 K-water 사장은 지난 11일 녹조와 큰빗이끼벌레 대책 마련을 위해 영산강을 현장 점검했다.

최 사장은 이 자리에서 큰빗이끼벌레에 대해 "4대강 사업으로 생긴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언론에서 4대강 때문에 발생했다고 하는데 죽산보에서도 볼 수 없었고 흐르는 물에서도 볼 수 없었다"며 "보도와 다른 내용이며 국민에게 사실대로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큰빗이끼벌레의 대량 번식이 4대강 사업때문은 아니지만, 대책 및 발생 원인을 연구하기 위해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는 "큰빗이끼벌레가 보 건설 이전에는 없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온이 높은 여름에 유속이 없고 정체된 구역에서만 발생하는 큰빗이끼벌레가 비교적 물 흐름이 약한 하류가 아니라 상류지역인 광신보 인근에서 발생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영산강 상류인 광신보 인근은 수심이 낮고 일부 지점은 상류지만 유속이 느린 곳이 있어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기 좋은 조건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최지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큰빗이끼벌레의 대량 출현이나 녹조 등 이상징후는 보 건설이나 대규모 준설 공사, 둔치 개발이 아니면 설명하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수질 문제에 대한 의견도 확연하게 차이가 있다.

최 사장은 죽산보를 둘러본 뒤 "현재로서는 수질이 좋은 것 같다"며 언론 등에서 제기한 수질악화 문제를 일축했다.

그러나 이날 현장 점검은 정확한 수질 측정을 위한 채취 과정이 없었고, 육안으로만 둘러본 것이어서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환경단체가 실시한 현장조사에서 보 건설 이후 처음으로 강바닥 흙을 조사한 결과 시커멓게 썩은 뻘이 채취됐다.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보가 건설된 강의 수질을 관리해야 할 수자원공사가 정확한 수질 조사나 원인 규명은 하지 않고 4대강 사업을 두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민·관 합동으로 전문가 그룹을 꾸려 4대강 전반에 대한 수질 분석과 사업성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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