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나, 어디로 갈까. 길을 잃고 헤매는 사슴 한 마리~"
70대 가수 김세환이 70년대에 불렀던 '길 잃은 사슴' 노래 가사 일부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을 보며 긴 한숨과 함께 이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나라가 엉망진창이라는 생각이 드니 어디로 가려고 이 난리들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살기가 버거운 시기에 갑작스런 역사 논쟁으로 시끄러운 모습을 마주하니 땅이 꺼지게 한숨만 나옵니다.
대한민국, 어디로 갑니까. 도대체 어디로 가려는 겁니까.
대한민국이 이젠 하다 하다 역사 문제로 이념 논쟁까지 해대며 더위에 먹고 사는 문제로 비틀거리는 국민을 더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근데 뜬금없이 대통령 자신이 건국절 논란을 일으켜 놓고 '먹고살기 힘든 국민들에 무슨 도움이 되나'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건국절 논란이 국민 민생과는 동떨어진 불필요한 이념 논쟁이라고 지적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기가 막힙니다. 누가 할 소리.
나라 꼴에 답답한 국민이 대통령에게 따지고 묻고 싶은 말인데, 적반하장입니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국가보훈부가 광복회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기습적으로 김형석 고신대 석좌교수를 신임 독립기념관장 자리에 앉혔습니다.
광복회 회원들과 이종찬 광복회장이 연이어 김 교수의 관장 내정을 성토하는 기자회견을 연 직후에 벌어진 일입니다.
뭣이 그리 다급했을까. 비판 여론이 높아지기 전에 서둘러 처리해 버린 건 아닌지.
대통령은 파격을 넘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막장 인사를 저지르고 만 것입니다.
독립운동과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김 교수를 관장으로 발탁한 것입니다.
그는 뉴라이트 식민지근대화론자로 친일 청산을 반대하며 친일파들을 비호해온 인물입니다.
심지어 안익태가 안중근 의사에 비견할 평화주의자라는 궤변을 늘어놓는가 하면, 안두희의 김구 선생 암살을 합리화하는 주장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5·18민주화운동과 제주4·3항쟁에 대한 진상규명을 '기존의 현대사를 부정하는 작업'으로 단정하며 극단적인 색깔론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정치가 역사를 오염시켜서는 나라가 바르게 나아갈 수 없습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역사는 영원합니다.
대통령은 독립정신을 모독하는 부당한 인사를 철회하고 나라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되돌아보고 올바른 길로 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정체성이 흔들리다 보니 나라가 정처 없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소문을 전제로 대통령의 고교 동문들이 정권 내에 기생하면서 인사에 깊이 간섭하며 참사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이 뉴라이트들이 나라를 흔들어 대니 일본의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사도광산의 '강제노역'이 빠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주저없이 동의했습니다.
더 나아가 올해는 독도 방어훈련도 아예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훈련은 외부 세력이 독도를 비롯한 우리 영토·영해에 불법 침입한 상황 등을 가정해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씩 해왔던 훈련입니다.
2022년 5월 현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말까지 네 차례 모두 비공개로 실시했습니다.
일본이 반발한다고 눈치를 보며 깨갱하고 아예 꼬리를 내린 것입니다.
일본이 어떤 나라입니까. 우리나라를 36년 간 짓밟은 나라입니다.
결국 기뻐해야 할 광복절 경축 행사가 두 갈래로 나뉘어 치러졌습니다.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항일에 대해선 입도 뻥긋하지 않고 뜬금없는 북한과 통일만 외쳐댔습니다.
참 알다가도 모를 대통령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나라가 두 동강이가 날 것 같은 두려움에 무더운 날씨에도 마음이 으스스 춥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대통령 주변의 뉴라이트들의 일제 합리화는 거칠 것이 없어 보입니다.
아, 대한민국이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대한민국 어디로 가는 겁니까. 길 잃은 사슴처럼 어디로.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