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욕설 한 번 해본 적 없다는 전현희 의원의 삿대질 외침은 무엇이었을까.
전 의원은 권익위원장 시절 함께 근무했던 공무원이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접하고 만감이 교차했을 것.
그러나 정치권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공무원의 죽음을 외면합니다.
전 의원이 외친 '살인자'라는 얘기는 소름이 돋는 적절한 말은 아니긴 합니다.
하지만 권익위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그의 성품을 잘 알았을 것입니다.
죽음을 선택하기까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만감이 교차해 감정이 복받쳤을 것입니다.
여당은 이 죽음의 책임 일부가 전 의원에게도 있다고 했습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전 의원에게 그분의 죽음에 본인은 죄가 없느냐고 했습니다.
이게 뭔소리, 참다못한 전 의원이 김건희와 윤석열이 공무원을 죽인 '살인자'라고 소리를 쳤습니다.
전 의원의 권익위원장 임기는 2023년 6월까지였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책임을 지는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같이 남 탓뿐입니다.
세상에 이런 나라가 ㄸ 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공무원은 그 지긋지긋한 명품백 때문에 압박을 받다가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한 것으로 누구나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도대체 명품백이 뭐라고. 국민은 평생 명품백 구경 한번 못하고 하루하루를 버겁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명품백이란 말만 들어도 웩웩 구토가 나옵니다.
이런 문제로 1년이 넘도록 세상을 시끄럽게 하며 국민을 괴롭히는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반부패 전문가였던 공무원은 권익위에 딱 어울리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고인은 지난 20년간 반부패 척결을 위해 살아온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사랑하는 가족을 남겨놓고 그런 결정을 내려야 했을 때 느꼈을 그 모멸감은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될 때까지 그에게 가해진 상관의 부당한 압력과 자신의 정의로운 판단 사이의 괴리는 컸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고인은 명품백 수수 사건을 수사기관에 의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권익위 수뇌부에서 종결을 밀어붙였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권익위는 조사권이 없는 기관입니다.
서류를 껴안고 잔머리 굴리지 말고 법의 판단에 맡겼어야 했습니다.
권익위 수뇌부가 고인의 뜻과 배치되는 결정을 하도록 했다면 직권남용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정부는 법적 책임이든 도의적 책임이든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려고 꼼수만 씁니다.
"막강한 권력에는 늘 큰 책임이 따른다"는 영화 스파이더맨의 마지막 대사가 떠오릅니다.
정치권은 억울하게 죽음을 선택한 사건에 대해 도의적으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다른 쪽에 그 책임을 씌우려고만 합니다.
채상병 사건이든 명품백 사건이든 하루라도 빨리 수사기관에 넘겨 진상을 밝혀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양심이나 윤리를 생각하고 지켜야 하는 도의적 책임이 있습니다.
사회적 통념에 의한 윤리적인 책임 말입니다.
내가 직접 관련이 없는 일이라도 사회적, 윤리적인 도의적 책임 의식은 가져야 않을까요.
법적 책임뿐만 아니라 '도의적 책임'을 지는 세상이 올바른 세상일 겁니다.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