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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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4.08.2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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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갈등(PG)
일러스트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다툼이 나중에는 부모들의 싸움이 된다는 말입니다.

가정해 보자면 내 아이가 얼굴에 상처를 입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아이의 모습을 본 부모는 속이 상해 누구하고 싸웠느냐고 묻습니다.

아이의 말을 들어보니 친한 친구와 싸웠는데 잘못은 내 아이에게 있었다면 어째야 할까요.

상처 입은 아이를 보고 마음은 아프지만 네가 잘못했으니 사과하고 예전처럼 잘 지내라고 해야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지 않고 잘잘못을 떠나 무조건 내 아이가 얼굴에 상처가 난 것만 속상해하고 팔을 걷어붙이면 어른 싸움이 되고 맙니다.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옛날이나 지금이나 보고 듣는 현실입니다.

우리 사회는 대나무가 쪼개진 것처럼 좌우로 갈라서서 삿대질에 욕설을 퍼부으며 싸웁니다.

옳고 그른 건 없습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무조건 우리 편이 옳다고만 합니다.

좌우 양자 간 이념 전쟁입니다.

국민은 날마다 서로 다른 이념이나 사상을 가진 개인이나 집단끼리 대립하며 살아갑니다.

서로가 자신의 이념이 옳다고 주장하며 격렬한 감정으로 갈등이 난무합니다.

상대의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면 말고식'으로 눈을 부라리고 삿대질을 합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채상병 사망 사건은 평범한 한 부모가 귀한 자식을 어이없이 잃은 충격적인 일입니다.

어떤 부모가 금쪽같은 자식을 억울하게 잃었는데 살고 싶은 마음이나마 있겠습니까.

채상병 어머니는 하루라도 빨리 진상을 규명해 아들만 추모하며 조용히 살게 해달라고 통곡하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수사해서 진상을 밝혀 부모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해주자는 의견에 삿대질을 합니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생각할 때 인간의 탈을 쓰고 할 수 있는 일인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습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사건은 국민의 속을 박박 긁는 일입니다.

명품백을 매고 다니는 국민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국민은 침을 뱉고 싶은 사건입니다.

법이고 뭐고 어떤 이유로도 대통령 부인이 이런 걸 받았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겁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사실을 밝히고 사과할 일이 있으면 국민에게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하면 정리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대통령 기록물이니 뭐니 난리법석을 떨다가 검사들을 불러 무장해제시켜 놓고 셀프조사를 받는 게 상식적인지 국민은 열을 받습니다.

온통 나라를 떠들썩하게 해놓고 이제야 검찰에서 무혐의 결론을 냈습니다.

국민은 믿거나 말거나 말입니다.

또 끄떡하면 여기저기서 '외압'이라는 말이 수없이 흘러 나옵니다.

외압이라는 말은 외부에서 가하는 압력이라는 뜻입니다.

공정과 상식을 내세운 정부가 보편타당하지 않습니다.

행정부나 사법부가 하는 일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하는 게 맞는 것인지.

어느 정부나 있었던 유사한 일들이지만 지금의 정부는 허구한 날 시끄럽습니다.

야당의 의무는 당연히 정부를 견제하고 지적하는 입장이니 볼멘소리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정부와 여당은 이를 국민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면 될 터인데 오히려 성을 냅니다.

'잘못한 게 뭐냐'고 소리를 박박 지릅니다.

정치가 국민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나라 살림을 맡은 정부와 여당은 국민을 행복하게 해줘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뭐든 책임지는 건 하나도 없고, 조사한다. 수사한다고만 겁박합니다.

야당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재명 대표 부인 김해경 여사는 법인카드로 7만원을 썼다고 기소해 고초를 겪었습니다.

김 여사는 액수의 많고 적고를 떠나 잘못된 일이라며 사과를 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외유성 출장 의혹'도 없었으면 좋았을 일입니다.

김 여사는 프랑스 순방 때 입었던 '샤넬 재킷' 문제도 듣기가 편한 소식은 아닙니다.

김 여사가 행사 후 샤넬 측에 재킷을 반납하지 않고 소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고손실, 횡령, 사기, 절도, 배임, 직권남용 등의 혐의에 대해 수사를 의뢰한다고 합니다.

진실 여부를 떠나 김건희 여사가 하는 건 없던 일로 하고, 전직 대통령 부인은 끝까지 증거를 찾는다며 괴롭힙니다.

2024년 신상 '내로남불'입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문제도 수년째 이어지다 보니 국민은 피로감을 느낍니다.

이 대표가 죄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수년째 벌어지는 여러 사건 수사에 대해 콕 집어서 죄가 있다는 결론이 난 게 없습니다.

곧 법의 판결이 하나씩 나오겠지만, 가짜뉴스를 접하고 죄인으로 몰아가는 건 올바르지 않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는 죄인으로 몰아가는 건 잘못입니다.

대립하는 양 극단의 국민은 이제 법원의 판결도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법의 판단을 '내 편이냐', '네 편이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건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법을 못 믿겠다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할 말을 잃게 합니다.

정부와 여당은 나라 살림의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야당이 따지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당연한 의무입니다.

여당 지지자들이 야당에 대한 지적은 '아니면 말고'식 비아냥뿐입니다.

하다 하다 공격할 건수가 없었는지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선출 축하 화환 문구를 가리키며 비아냥거립니다.

여당 사무총장이 그리 한가한지, 화환 문구를 읽어가며 낄낄낄 웃습니다.

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탈락한 정봉주 전 의원에게 국민의힘으로 오라고 합니다.

혈세를 써가면서 할 일이 없는지 깐죽거리기만 합니다.

'무조건 우리 편 말이 맞아', 상대방 말은 '무조건 틀려'

이런 식이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캄캄합니다.

내 편이 잘못한 게 있으면 잘못됐다고 하고, 상대편이 잘한 일이 있으면 박수를 치는 게 민주국가의 국민이 아닐까요.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가 나라의 희망찬 미래를 보장합니다.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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