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헬기 추락 원인 놓고 의문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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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헬기 추락 원인 놓고 의문 증폭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14.07.1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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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10시54분께 광주 광산구 장덕동 수완지구 한 아파트 인근 도로변 인도에 강원 소방1항공대 소속 소방헬기가 추락해 탑승한 기장 등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세월호 수색 현장 지원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광주 도심으로 추락한 강원도소방본부 소속 소방헬기의 사고 원인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기체 결함이나 기상 문제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사고 헬기가 10일 전 마지막 정비를 받은 점과 베테랑 조종사들의 경력 등을 감안, 전문가들도 갖가지 추측만 내놓을 뿐 뚜렷한 원인을 지목하지 못하고 있다.

18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사고 헬기는 지난달 23~24일 연료이송 펌프 작동 램프 고장 등 4가지 기체 결함이 확인돼 이틀간 김포공항 내 삼성 테크윈에서 수리를 받았다. 삼성테크윈은 강원소방본부 헬기의 전속 외주정비업체다.

강원소방본부는 당시 결함이 확인된 ▲연료이송펌프 작동 램프 고장 ▲탑승자 전동식 발판 고장 ▲랜딩 헤드 라이트 고장 ▲보조 유압 펌프 스위치 고장 등 4가지 항목에 대한 수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강원소방본부는 "램프나 라이트 등 모두 기체 외부 부품 교체였다"며 "사고의 원인이 될만한 내부적인 구조 결함이나 고장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헬기는 이후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3차 세월호 수색지원을 마쳤고 7일 복귀한 뒤 받은 점검에서도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최근 이뤄진 2차례 수리와 점검 과정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기체 결함이 사고 당일 갑자기 발생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강원소방본부의 설명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목격자들의 진술과 추락 당시 영상 등을 바탕으로 헬기가 동력을 잃은 채 사고 순간 지면과 수직에 가깝게 추락한 점 등으로 미뤄 기체 결함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추락 1~2분 전인 오전 10시52분부터 1분여간 사고 헬기가 지상에서 700피트(210m) 아래로 저공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10시53~54분께 공군 레이더에서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공군의 한 관계자도 "헬기가 이륙해 레이더에서 정상 식별되던 중 갑자기 고도가 계속 떨어지더니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전했다.

1분 넘도록 저공 비행을 하며 기체를 올리지 못한 점으로 미뤄 비행 중 기체 결함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정기 점검 과정에서의 문제가 지적될 수 있다.

사고 당시 광주지역에 장맛비가 내리고 있던 점으로 미뤄 기상악화로 인해 헬기가 추락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소방헬기가 추락한 이날 오전 10시∼11시 사이 광주 광산구 주변에는 시간당 4.5㎜ 가량의 비가 내렸으며 바람은 초속 1.3~1.5m로 불었다.

광주기상청 측은 "시간당 강우량이 다소 많았던 점 이외에는 평상시 흐리고 비오는 날씨 수준"이라며 기상에 의한 사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사고 지점과 가장 가까운 기상관측장비까지의 직선거리가 4㎞ 가량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관측하지 못한 돌풍 등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고 헬기는 특히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시거리가 10㎞였다는 기상청의 관측 내용 역시 "헬기 추락 당시 안개가 많이 끼어있었다"는 사고 주변 주민들의 진술과 엇갈리고 있다.

추락 전부터 헬기에서 불이 났다면 기계 결함 또는 엔진에 새가 들어가면서 화재가 발생하는 일명 '버드 스트라이크'의 가능성도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녹화 영상을 확인한 결과 사고 직전까지 헬기에서 불꽃은 발견되지 않았다.

반면 전문가들은 조종사의 과실로 인한 사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 헬기를 조종했던 정성철(52) 소방경 등 조종사 2명은 모두 군 경력을 포함 20년 이상의 베테랑 헬기 조종사인데다 조종사 건강 이상 등 긴급 상황에 대비해 항상 2인 이상의 조종사가 조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인위적 과실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사고 발생 7시간여만에 헬기에 설치된 블랙박스를 수거,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블랙박스 분석에는 6개월에서 최대 1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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