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희망의 일상으로"…전국 사찰서 부처님오신날 법요식

조계사 행사에 윤 당선인 참석…"국민 마음 모으고 어려운 이웃 보살피겠다"

2022-05-08     연합뉴스
신도들로

불기 2566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은 8일 전국 사찰에서 기념 법회인 봉축법요식이 일제히 봉행됐다.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를 표어로 한 법요식은 코로나19 사태로 고통받아온 온 세계가 이제 일상을 되찾아 희망의 싹을 틔우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열린 법요식에는 약 1만 명의 불자들이 함께한 가운데 조계종 종정 성파스님과 총무원장 원행스님, 이웃종교 지도자,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28일간 단식농성을 벌여온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종걸 공동대표 등 시민사회 활동가가 참석했다.

10일 취임식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오세훈 서울시장,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여야 정치인 등 정·관계 인사들도 함께했다.

윤 당선인은 오 시장과 함께 헌촉(촛불공양)에 나서기도 했다. 헌촉은 중생의 마음에 지혜와 자비의 불을 밝힌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원행스님은 봉축사에서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상호 존중과 화합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가지런히

그는 "우리 역사를 보면 국민의 마음이 하나로 모였을 때 전쟁을 비롯한 어떤 위기도 모두 극복해냈지만, 지도자들이 분열하고 반목하면 민중의 삶이 피폐해지고 국난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라는 합법적인 대결의 장이 끝나면 지도자들은 상호 존중과 화합을 통해 국민 통합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파스님도 봉축법어에서 "중생이 무명(無明·지혜가 없음)을 지니고 있지만, 무명은 도(道)를 이루는 바탕이요, 번뇌(煩惱)는 살아있는 부처를 이루는 살림살이"라며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이라는) 삼독(三毒) 속에 갇혀 자기를 잃지 말고, 본래부터 지닌 여래(如來·석가모니)의 덕성(德性)으로 세상을 밝혀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당선인은 축사를 통해 부처님오신날을 맞은 불교계에 축하를 보냈다.

그는 "부처님 지혜와 자비가 온 누리에 퍼지는 오늘은 뜻깊은 날"이라며 "이 소중한 시간을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반겼다.

윤 당선인은 "우리 앞에 여러 도전과 위기가 있지만, 다시 새롭게 도약하고 국민이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새 정부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어려운 이웃들을 더욱 따뜻하게 보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연등에

문재인 대통령도 황희 장관이 대독한 축전에서 "불기 2566년 봄, 사찰과 거리에 활기가 돌아왔다. 불교는 귀한 연등회를 미루며 회복의 힘을 보태줬다"며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며, 불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축소돼 열리다 3년 만에 정상화됐다.

이날 법회 참가자들은 마스크 착용 등 최소한의 방역수칙 속에 대웅전 앞마당을 환하게 뒤덮은 연등 아래에서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를 되돌아봤다. 법요식이 끝난 뒤 인근 수송공원에서 식사를 함께 나누는 무료 공양 행사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