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민주당 86그룹 장렬하게 용퇴해야
상태바
[신세계만평] 민주당 86그룹 장렬하게 용퇴해야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04.23 1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돈 봉투 의혹 입장 밝히는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22일(현지시간) 파리 3구 한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4.23 (사진=연합뉴스)
돈 봉투 의혹 입장 밝히는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22일(현지시간) 파리 3구 한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4.23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민주당을 탈당하고, 상임고문 자리에서도 사퇴한다"고 선언했다.

송 전 대표는 86그룹의 대표 정치인으로 도덕적 책임이 앞선다.

그럼에도 즉각 귀국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국민 여론과 달리 86 의원들이 언짢아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말처럼 그 당시엔 어땠을지 몰라도 최소한 그들의 인식이 지금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알아야 한다.

공공연하게 벌어진 일이었는데, 운 나쁘게 걸렸다는 인식은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더 깊게 할 뿐이다.

수십년 전에나 있을법한 사건으로 민주당은 당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도덕성에 회복할 수 없는 치명상을 입었다.

이번 돈봉투 사건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추악한 자화상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송영길 전 대표 출당 등 초강경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나부터 살고 보겠다는 별로 좋은 모습이 아니다.

마치 사람에게 붙잡힌 도마뱀이 꼬리를 끊어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

지금 민주당 의원들이 해야 할 일은 처절한 참회와 대국민 사죄다.

그리고 책임 있는 용퇴다.

송 전 대표가 귀국한 이후의 민주당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정치개혁에 전면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우선 나부터 살고 보자는 그림이 스친다.

송 전 대표의 돈 봉투 사건은 86 운동권 출신 정치 세력이 도덕적으로 얼마나 철저하게 파산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고 중병에 걸린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장 정치적 수술대에 스스로 올라가야 한다.

86 용퇴론은 민주당에서 선거철마다 쇄신책으로 나오는 단골 소재지만 당 주류에 포진한 86그룹은 언제나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얼마 전 '조건 없는 정계 은퇴'를 표명한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원래 직업인 소방관으로 다시 돌아가겠다며 정치권을 향해 책임져야 할 이가 책임지지 않고, 기득권에만 연연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개혁돼야 할 부분이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정치개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책임져야 할 이가 기득권과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은 우리 정치에서 가장 먼저 개혁돼야 할 대상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말만 앞세운 개혁에 어떤 미래가 있느냐고 국민이 묻는다.

정치권은 꿀먹은 벙어리다.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청년 정치인과 원외에서 혁신 요구가 분출하고 있지만 공천 경쟁을 위한 신구 갈등만이 또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86그룹은 개인의 성취가 아니라 당의 승리와 대한민국의 전진을 위해 망설임 없는 결단에 함께 해야 한다.

당 안팎에선 '86세대 용퇴' 이후 인적 쇄신이 이뤄져야 총선 승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실제 86세대 물갈이가 세대 간 갈등으로 변질할 때 유권자들에게는 '밥그릇 싸움'으로 보일 수도 있다.

지역의 정서, 당 기여도 등을 무시한 채 특정 연령대를 기준으로 물갈이하는 것도 민주주의 정당이 가야 할 길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보다 나은 정치를 여망하는 '정치개혁'이라는 국민의 간절함을 외면해선 안 된다.

정치가 바뀌면 경제가 성장하고 민생이 나아진다.

지금이 최대 위기이고 미래가 가장 어두운 시기이다.

이제 결단해야 할 그때가 온 것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된 의원은 물론 민주화의 훈장도 달고 산업화의 꿀도 빤 86그룹은 이제 장렬한 용퇴를 스스로 해야 할 때다.

이번 의혹을 계기로 뼈를 깎는 심정으로 정치와 이별하고 송 전 대표의 말처럼 학생운동을 하던 때처럼 민족의 화해와 평화적 통일이라는 본연의 사명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건 숙명이다.

결론도 정답도 '내려놓음'이다.

버거운 짐 이제 내려 놓으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