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분열·갈등 깊어져…전남 국립의대 공모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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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분열·갈등 깊어져…전남 국립의대 공모 '난망'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4.05.3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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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등 동부권 "공모 반대" 응집…목포 "공모 법적 문제 없어"
전남도, 강한 드라이브 시사…갈등 조정 노력 주목
전남에도 2026년 국립의대 생긴다…공모 통해 신설 추진 (CG)
[연합뉴스TV 제공]

전남 국립 의대 공모를 둘러싼 지역 내 여론 분열과 갈등의 골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국립 의대 (신설) 문제는 어느 대학에 할 것인지 전남도가 정해서, 의견 수렴해 알려주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후 전남도가 의견수렴의 방식으로 목포대와 순천대를 대상으로 공모를 선택하자 순천 등 동부권의 반발이 극심해지고 있다.

순천시와 순천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동부권 주민 2천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전화 면접 여론 조사한 결과, 순천, 여수, 광양, 곡성, 구례, 고흥, 보성 등 동부권 주민 73.8%가 전남도 의대 공모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순천시의원들은 지난 30일 민생 탐방차 순천 웃장(재래시장)을 방문한 김영록 전남지사에게 공모를 철회하라고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동부권 기초자치단체장, 기초의회 의장, 시민단체들도 공모에 반대 입장을 밝혔고, 민주당 순천갑지역위원회는 31일 순천대 정문 앞 광장에서 순천대 의대 유치 천막농성 출정식을 갖는 등 응집력이 강해지는 분위기다.

동부권은 "전남도의 법적 권한이 없다"며 전남도를 불신하면서 전남도는 의대 신설 결정 과정에서 손을 떼고 중앙 정부가 나서서 의대 신설 대학을 결정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박홍률 목포시장과 송하철 목포대총장은 최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전남도의 공모에 찬성했다.

송하철 총장은 "특정 지역의 문제 제기로 더 이상 공모가 늦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남도의 공모 절차는 교육부 심의를 받을 대학을 추천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 소지가 없다"고 말했다.

송 총장은 "전남 국립의대 신설의 최종 확정은 교육부 심의과정에서 결정되는 것이 명백하다"면서 "목포대는 공모가 불가피하다면 면밀하게 준비해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시종일관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부권과 서부권이 의대 신설을 놓고 여론이 양분되면서 공모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전남도는 34년 만의 숙원인 전남지역 의대 설립의 골든타임을 맞았다며 무한인내로 순천시와 순천대 등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공모를 위한 용역기관 선정 절차에 착수한 전남도는 "지방계약법 절차를 준수해 특정 대학이 공모에 불참하면 공모를 한 번 더하고 (그래도 공모에 응하지 않으면) 절차대로 계속 진행할 것"(명창환 행정부지사)이라며 '강한 드라이브'를 시사했다.

그러나 순천시와 순천대 등이 지역이기주의, 발목잡기라는 일부 언론 등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모에 끝내 불참할 경우 전남도가 "대통령 지시대로 의견을 수렴했다"며 목포대 한곳을 추천할 수 있을지는 정치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미지수다.

이에 따라 전남도 등 각 지자체와 정치권, 대학 등의 갈등 조정 노력과 성과가 주목된다.

모 전남도의원은 "의대 공모를 계기로 그동안 쌓여온 전남도에 대한 동부권의 불만과 불신이 터져 나왔고, 갈등의 후유증이 굉장히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현재로선 이해관계 집단의 갈등 조정 능력도 보이지 않고 있어 더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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