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왜 25만원만 줍니까" 격노 퍼즐 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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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왜 25만원만 줍니까" 격노 퍼즐 풀려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4.07.08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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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 발언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7.3 (사진=연합뉴스)

사람이 살다 보면 순간 화가 치밀어 버럭하며 격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게 일상이고 상습적이면 병증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대통령이 최근 "국민 1인당 왜 25만원만 줍니까. 한 10억원씩, 100억원씩 줘도 되는 것 아니에요?"라며 격노하듯 말했습니다.

국민은 대통령의 이 발언을 듣고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이럴 수가.

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25만원 민생지원금이 못마땅했다면 설득력 있는 말로 국민을 이해시키면 될 일입니다.

검사 출신으로 정치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최소한의 협치도 모르는 대통령이 정말 걱정입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버럭하듯 이런 말을 한다니.

여기서 그간 말도 많았던 '격노의 퍼즐'이 풀리는 것 같습니다.

채상병과 관련한 격노설이 그렇습니다.

박정훈 대령이 윗사람의 지시를 무시했다면, 그에 따른 조치를 하면 될 일입니다.

동시에 억울하게 젊은 군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문제에 대해서도 명명백백히 진상 규명을 속히 하면 될 일입니다.

'그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며 격노한다는 건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젊은 군인 한 명쯤은 죽어도 큰 문제가 안 된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억울하게 사망한 젊은 군인은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건지, 왜 이런 일로 1년이 다 되도록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는지.

술 마실 땐 모든 걸 다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껄껄껄 파안대소하며 대인배처럼 놀고, 나랏일 할 땐 버럭 버럭 격노하며 소인배처럼 군림하는 모습은 한 나라를 책임진 사람의 모습이라고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한 나라의 통치자라고 하면 인자하면서도 어렵기도 한 인성과 품성을 지녀야 할 텐데. 

22대 국회가 야당 마음대로 돌아가는 건 국민이 총선을 통해 권한을 줬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나 여당은 누굴 원망하는 건지. 혹 국민을. 설마 아니겠죠.

대통령 지지율은 국민 10명 중 2~3명과 놀고, 채상병 특검을 찬성하는 국민은 10명 중 6명 꼴입니다.

대통령은 버럭, 격노 그딴 것 할 태평한 때인가요.

고뇌하는 모습은 있기나 한가요.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지요.

대통령은 민심에 따른 정책을 펴면 될 일입니다.

야당과도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 말입니다.

대통령은 술도 많이 마시지만, 다른 사람 말은 잘 듣지 않고 자신의 말만 늘어놓는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어떤 마음인지 헤아릴 수 있고, 어려움이 뭔지를 알고 해소할 수 있을 텐데.

대통령은 행정부의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수반입니다. 통촉하시길.

공무원들이 철밥통이 찌그러진 지 오래라며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최저 수준의 임금 탓에 청년 공무원들은 하나 둘씩 공직을 떠나고 있습니다.

생활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임금은 찔끔 올라 생존권을 위협받게 되니 투덜거리며 말니다.

집이 없는 젊은이와 서민은 전세 사기를 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불어난 나랏빚에 대한 연간 이자비용이 25조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세상이 이런 꼴인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대통령은 멀쩡한 청와대를 놔두고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기더니 예비비만 무려 639억원이나 빼 썼습니다.

예비비를 만들어 쌈짓돈 쓰듯 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도 예비비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통령처럼 곶감 빼먹듯 요긴하게 쓰게 말입니다.

좋습니다. 나랏일 잘하려고 쓴다는데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러면 민생을 잘 살피고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밤낮을 가리지 말아야지요.

대통령이 편 가르고, 줄 세우고, 버럭버럭 소리 지르는 건 누구를 위한 일인지.

이런 세상을 3년 동안 더 살아가기가 힘들다는 국민의 신음하는 소리.

3년이 너무 길다는 국민의 아우성, 새겨듣고 성찰하기를.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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