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김여사 문자' 원문까지 공개, 자해극 치닫는 여권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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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김여사 문자' 원문까지 공개, 자해극 치닫는 여권 내홍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4.07.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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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연설회 시작하는 대표 후보들
국민의힘 대표 후보들이 8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본격적인 정견발표를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상현·한동훈·나경원·원희룡 대표 후보. 2024.7.8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갈수록 기막힐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월 김 여사가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동훈 후보에게 보낸 텔레그램 문자 메시지의 취지와 배후 등을 놓고 연일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급기야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보냈다는 메시지 원문까지 언론 보도로 공개됐다. 논란이 수그러들기는커녕 갈등이 오히려 격화하는 모양새다. 총선 참패의 원인을 성찰하고 새로운 비전을 다짐하는 장이 되어야 할 전당대회가 사실상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계 간 사생결단식 진흙탕 싸움으로 전락한 것은 개탄스럽다. 위험 수위를 넘어서며 여권 전체가 내홍에 휩싸인 느낌이다.

공개된 원문은 지난 1월 15∼25일 김 여사가 5차례에 걸쳐 당시 한 비대위원장에게 보낸 것이라고 한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놓고 당정 갈등이 고조되던 시기였다. 원문 공개에도 여전히 해석 문제에 있어 양측 간 시각차는 극명하다. 친윤계는 김 여사의 사과 의사가 충분했음에도 한 후보가 이를 무시한 것이 입증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 후보 측은 오히려 '사과하기 어려운 이런저런 사정이 있다는 취지의 문자'라는 기존 입장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한다. 원문 공개로 양측의 대립각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민 눈높이에서 보자면 혀를 찰 일이다.

이번 문자 논란은 의문투성이기도 하다. 문자 공개의 첫 주체와 시점, 유출 경로 등 석연찮은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많은 국민은 김 여사와 한 후보 간의 문자 메시지가 어째서 6개월이 지나 전당대회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공개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지 의아스럽게 여긴다. 한동훈 대세론을 꺾으려고 친윤계가 대통령실과 손을 잡은 것 아니냐는 음모론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김 여사가 사과 의사가 있었다면 공식 루트를 통하지 않고 왜 여당 비대위원장과 개인 휴대폰으로 상의하려고 했는지, 또 한 후보는 왜 김 여사에게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았는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김 여사와 한 후보 두 사람만이 보관하고 있을 은밀한 문자 메시지가 최초로 유출된 경위도 논란이 된다. 여러 의문점이 또다른 의혹이 되고 있고, 규명돼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여당 전당대회가 2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의 진로나 쇄신에 관한 논의는 아예 실종됐다. 이런 이전투구 속에서 새 지도부가 출범한들 당이 후유증 없이 새로 출발이나 할 수 있겠는가. 논란이 조속히 매듭되지 않고 극한 과열 양상으로 이어진다면 여권 내 균열은 회복 불능의 상태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멀어진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없음도 자명하다. 자해성 공방을 벌이고도 시간이 지나가면 잊힐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만저만한 오판이 아닐 것이다. 당 대표 후보들은 남은 기간 소모적 공방을 자제하고 당의 미래와 비전과 관련한 생산적 논의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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