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강진으로 손학규 찾아가…회동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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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강진으로 손학규 찾아가…회동 "불발"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14.10.0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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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배하는 정동영 상임고문(왼쪽)과 손학규 전 상임고문.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 7·30 재보선 패배 직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강진으로 '낙향'한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예고없이 찾은 것으로 8일 알려졌다.

당내 비노(비노무현) 진영이 비대위원회에서 배제된 상황을 들어 범친노(친노무현) 진영과 대립하는 시점에 이뤄진 전격적인 방문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 고문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신(新)쇄신파'가 비노의 세규합에 본격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따르고 있다.

정 고문은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극적 타결된 직후인 지난달 30일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가 이튿날 상경 길에 손 전 고문이 칩거하고 있는 전남 강진의 백련사 근처 '토굴'(흙집)을 찾았다.

그러나 마침 손 전 고문이 산책으로 자리를 비워 회동은 불발됐고, 정 고문은 손 전 고문을 기다리다 배 한 상자와 함께 "왔다 갑니다"라는 메모를 남긴 채 발길을 돌렸다.

이후 손 전 고문은 정 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 당시 통화에서 정 고문은 "현실 정치에서 손 고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며 "귀양 중 저술로 여생을 마친 다산 정약용 선생과 달리 현실에서도 승리하길 원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계 복귀를 우회적으로 요청하며 '러브콜'을 보낸 셈이다.

정 고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의 요청에 따라 사지에 출마한 손 고문의 낙선은 당의 패배이지 개인이 짊어질 몫이 아니다"며 "손 고문은 하루빨리 돌아와서 같이 협력하고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눈이 올 무렵 다시 강진을 찾을 생각"이라고 말해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손 전 고문 측은 "손 고문은 정계은퇴한 분"이라며 "일절 정치 얘기는 하지 않고 있으며, 이런 입장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정 고문의 강진행을 놓고 당 안팎에선 그의 최근 광폭 행보와 연관지어 보는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 고문은 최근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가까운 온건 중도개혁 성향의 원내외 그룹과 함께 '구당구국'(救黨救國)이란 모임 결성을 주도했다.

이 모임에서 원로를 대표하는 정대철 상임고문은 "당의 혁신이 먼저"라면서도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친노 강경파의 대척점에 선 비노 그룹이 손 고문의 합류를 기폭제로 삼아 본격적인 세력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 고문은 전날 국민TV 라디오에 출연, 새정치연합 대신 '민주당'이란 당명을 써가며 "특정계파의 사당화를 막는 게 최고의 혁신이다. 구당모임은 이를 위한 '신(新)쇄신모임'"이라며 세력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정 고문은 그러면서 "조직강화특위 같은 걸 만들지 않고 당원이 직권으로 지역위원장을 뽑을 수 있도록 당원주권을 실현하겠다"고 언급, '온라인 참여정당'을 주요 가치로 내세우는 친노그룹과 각을 세웠다.

그는 더 나아가 "야당이 제 역할을 못하면 신당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날렸다.

실제 비노그룹 안팎에선 내년 초 전당대회에서 친노가 당권을 잡거나 당권 장악이 유력시되면 원심력이 크게 작동하면서 신당 출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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