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꽃구경에 빠져 있을 때 앞쪽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엄마··· 엄마··· 엄마···” 애타게 엄마를 부르고 있는 아이의 목소리. 무슨 일인가 싶어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아이를 발견한 한 가족이 아이를 둘러싸고 있었고 아이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었습니다. “꼬마야, 몇 살이야? 이름이 뭐야? 누구랑 여기 왔어? 어디서 살아?” 마치 옆집 할머니처럼 다정스럽게 물어보는 물음에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내 딸과 비슷하거나 어려 보이는 여자아이는 아무 대꾸도 없이 엄마만 되풀이하며 공포에 질려 울고만 있었습니다. “방송 할 데도 없고 엄마를 어떻게 찾나.. 우선 넓은 데로 가자.. 여기 이러고 있으면 엄마가 보이기나 하겠냐?” 하며 50대정도의 여성분은 아이를 조심스럽게 안았습니다. 대체나 아이가 작아서 꽃에 가려져 엄마가 찾고 있더라도 보이지 않을 듯 했지요. 우리도 그 가족과 합류하여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아이를 찾아다니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을 눈으로 찾기 시작했습니다. 산책로를 조금 더 내려가다 보니 넓은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할 수 있는 확 트인 공간이 나왔고 아이 엄마가 볼 수 있도록 두 내외분은 거기서 아이를 안고 서 계시기로 하고 우리는 흩어져서 엄마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계속 둘러보아도 아이를 찾아 허둥지둥 돌아다니는 듯한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모두의 속은 타들어만 갔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겠구나 하는 순간 아이 엄마가 나타났습니다.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던 가족 중 한사람이었는데 아이가 앞에서 놀고 있으려니 했는데 어느 순간 안보여서 찾아다녔다고, 꽃길까지 올라왔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몇 번이나 하고 또 하고서야 아이의 손을 잡고 돌아갔습니다.
아이가 엄마를 찾아서 정말 다행이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또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상황이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를 잃어버리는 일들이 있고 애타게 찾고 있는 엄마 아빠들이 있습니다. 올해 초 경찰청과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실종아동 신고건수는 2만 1591건 이었으며, 490명은 아직도 못 찾았다는 뉴스보도가 있었습니다. 마냥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우리 아이들이 어느 때는 마치 슈퍼맨처럼 재빠르게 이동해서 도로로 뛰어들어 버리고 순식간에 없어져 버리고 해서 사고가 나고 미아가 되고 하는 일들이 벌어집니다. 나도 마트에서 아이를 잃어버릴 뻔 했던 일이 있기에 잠깐만 주의를 게을리 해도 일어 날수 있는 일이며, 정말 남의 일이 아닌 내일이고 우리 집 일입니다. 아이들에게 주의를 시켜도 아무 소용이 없지요. 그러니 엄마아빠가 조심하고 잘 살피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외출할 때는 항상 부모 연락처를 목걸이나 팔찌 같은 것에 기재해 아이 몸에 지니게 하고 특히나 사람들 많은 곳에서는 아이의 손을 놓지 않도록 주의에 또 주의 해 주시기를 당부합니다. 그리고 가까운 지구대나 파출소에 신분증을 지참하고 가족관계증명서나 등본 1부를 준비해 아이와 함께 가서 미아방지 지문등록을 해 놓으시기 바랍니다.
5월엔 어린이날을 비롯하여 가정의 달로 가족 나들이를 많이 계획하고 있을 것입니다. 특히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아이들 손은 놓쳐 버린다면 정말 난감한 일이 생길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모처럼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한 순간의 부주의로 눈물과 아픔으로 얼룩진 시간을 보내는 일이 없도록 정말 조심해야겠습니다. 광주·전남에서도 1일 담양 대나무축제와 함평 나비축제, 장성 홍길동축제를 시작으로, 22일 보성 다향대축제, 23일 곡성 세계장미축제등 다양한 행사가 많으니 우리 아이들에게 많이 보여주시고 함께 좋은 추억 만드시는 행복한 5월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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