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섭취 어쩌란 말이냐"…혼란 부추기는 전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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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섭취 어쩌란 말이냐"…혼란 부추기는 전남도
  • 박민우 기자
  • 승인 2015.08.26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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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섭취 적으면 심장혈관 질환'…소금 먹기 홍보
한편에선 '소금 과다 섭취 건강 해로워' 광고

▲ 전남도가 국민이 민감해하는 나트륨(소금) 섭취와 관련해 모순된 행정을 하고 있다.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나트륨을 적게 섭취하면 심장혈관 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홍보하고 한편에서는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건강에 해롭다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는 것이다. 2015.8.26
전남도가 국민이 민감해하는 소금(나트륨) 섭취와 관련해 모순된 행정을 하고 있다.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소금을 적게 섭취하면 심장혈관 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홍보하고 한편에서는 소금을 과다 섭취하면 건강에 해롭다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는 것이다.

도민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 지 모르겠다며 비판하고 있다.

26일 전남도는 보도자료를 내고 "소금 섭취가 적을 경우 심장혈관 질환 등 건강 위험도가 높고, 한국인은 현재 적정 수준의 소금을 섭취하고 있어 섭취량을 줄일 필요가 없다는 학술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2015 소금박람회' 천일염 심포지엄에 참석한 미국 고혈압 의학 학자인 마이클 알더만 교수는 "소금 섭취가 적을 경우 오히려 심장혈관 질환과 사망률 등 건강 위험도가 증가한다"며 "성인의 소금 하루 적정 섭취량은 7.1∼13.9g이며, 한국인은 하루 평균 12∼13g을 섭취하기 때문에 적정한 수준으로 소금 섭취를 줄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알더만 교수는 국제 고혈압학회장과 미국 고혈압학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미국고혈압학회지 편집장을 맡고 있다. 오랜 기간 고혈압 예방을 위해 소금을 하루 5g 정도만 섭취하는 저나트륨 운동을 정책적으로 펼쳐왔으나 미국학술의학원이 이를 뒷받침할 그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프란시스 앙드레 알라에르 교수는 "키토산을 결합시킨 기능성 천일염이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며 "실제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체 임상실험에서 천일염을 섭취했을 때 수축기 혈압은 약 13.1mmHg, 확장기 혈압은 11.2mmHg 가량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반면 전남도는 소금 적게 먹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특히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외버스에 소금 적게 먹기 실천전략 매핑광고까지 하고 있다.

전남도는 광고에서 "가정에서 소금을 적게 넣고 급식에서 적게 담고 외식에서 적게 먹자"며 주민들에게 소금 섭취를 줄이자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민 김수경(46)씨는 "국민이 건강에 민감해하는 소금을 적게 먹으란 말인지 많이 먹으란 말인지 도통 알 수 없다"며 "전남도는 소금을 적게 먹자는 광고를 하지 말든지, 외국 석학들의 소금 섭취 옹호 발언을 홍보하지 말든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전남도 관계자는 "미국 교수의 주장은 개인적인 의견이며, WHO(세계보건기구) 입장과 다르다"며 "전남도 입장은 WHO 기준에 따라 소금을 적정하게 섭취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전남지역 천일염 생산량은 전국의 87%를 차지한다.

어가 수는 신안과 해남, 영광 등 8개 시·군에서 1천27가구. 면적은 3천33㏊로 국내 염전의 81%를 점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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