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관계 파국 '전면파업vs직장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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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노사관계 파국 '전면파업vs직장폐쇄'
  • 조병주 기자
  • 승인 2015.09.0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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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장기화에 초강수 대응…자칫 파업 이상 '큰 파국' 지역사회 우려 확산

▲ 임금 협상 등을 놓고 노사 간 대립을 벌이며 파업 중인 금호타이어가 6일 오전 7시를 기해 광주, 곡성, 평택 공장을 직장폐쇄했다.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출입구에 철제 구조물이 세워져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노조의 전면 파업 21일째인 금호타이어가 결국 직장폐쇄에까지 이르렀다.

직장폐쇄는 노조의 파업에 대응해 사측이 대항할 수 있는 권리로 노조원들의 회사 출입을 원천봉쇄하고 노조 집회 등을 금지하는 사측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 중이던 2011년에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하루 만에 사측이 직장폐쇄에 들어가기도 했다.

지난달 17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간 금호타이어는 최근 임금협상안을 놓고 이견이 좁혀져 잠정합의안 도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하지만, 지난 4~5일 양측이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사측이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를 내놓아 자칫 파업 장기화 이상의 큰 파국까지도 우려된다.

◇ 직장폐쇄 배경.

사측은 직장폐쇄 조치의 이유에 대해 이번 파업으로 이날 현재 매출손실이 940억원에 달하고 제품공급 차질로 인한 대외이미지와 신용도 하락으로 긴박한 경영위기에 도달해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최근 집중 교섭을 통해 임금 인상안을 상향하고 임금피크제 도입시기도 내년으로 늦췄는데도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는 점도 직장폐쇄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 6일 직장폐쇄에 들어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사측은 노조의 전면파업에 맞서 이날 오전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직원들을 동원해 회사 정문을 봉쇄했다.

사측이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신청했던 중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도 별다른 대응 수단이 없던 회사로서는 강경 입장으로 선회한 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사측 관계자는 "현재 공장가동률이 평상시 30%를 밑도는 상황에서 노조원들의 생산라인 방해 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며 "추가 손실을 최소화하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대체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 노사 교섭 쟁점은 무엇.

올해 금호타이어 단체교섭의 내용은 임금 인상과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이다.

파업 이전부터 지금까지 노사는 16차례 교섭을 벌여 이에 대한 입장 차를 조금씩 좁혀왔다.

가장 최근 사측이 제시한 안은 ▲ 일당 2천950원 정액 인상(4.6% 인상) ▲ 2016년 임금피크제 시행 ▲ 임금피크제 시행 노사합의에 따른 일시금 300만원 지급 ▲ 2015년 성과배분 (2015년말 연간 실적 최종 합산 후 지급) ▲ 무주택 융자 금액 상향 등 이다.

최초안보다 진전된 내용으로 노조의 수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지만 이번에도 임금피크제가 발목을 잡았다.

내년에 임금피크제 시행을 전제로 올해 지급하는 일시금 규모를 놓고 이견이 발생한 것이다.

노조의 파업이 20여일이나 계속되면서 '무노동 무임금'에 따른 임금 지급 중단이 계속되자 근로자 임금손실이 1인당 300여만원 가깝게 발생하고 있다.

노조로서는 이를 보전하기 위한 '플러스알파'가 필요하지만, 사측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워 결국 협상이 무산됐다.

◇ 향후 전망

금호타이어는 직장폐쇄 조치로 회사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노조의 불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또 직장폐쇄 기간 업무에 복귀하는 조합원에 대해서는 조건 없이 현장에 복귀하도록 할 방침이다.

사측이 직장폐쇄라는 이같은 초강수를 꺼내 들었지만 당장 노조 파업 중단을 끌어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6일 금호타이어가 직장폐쇄를 단행한 광주 광산구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파업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노조는 교섭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사측의 직장폐쇄는 협상의 의지가 없다는 뜻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중재 신청이 거부된 이후 사측이 직장폐쇄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있기는 했지만 교섭이 진전되면서 긍정적인 시각이 많았는데 왜 더욱 어렵게 가려는지 모르겠다"며 파업을 중단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사측도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태도가 강경하긴 마찬가지다

사측 관계자는 "여기서 더 이상 어떻게 무엇을 양보하겠느냐"며 "매출손실 대외 이미지 추락으로 회사가 입게 되는 손실은 노조에도 마찬가지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양측이 이같은 강경대응에도 최근 교섭에서 상당 부분 진전을 이뤘던 만큼 교섭이 다시 시작되면 극적으로 타결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 "언제까지 파업" 지역사회 우려 확산

금호타이어의 파업이 해결되지 않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에 대해 지역 경제계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와 광주경영자총협회도 금호타이어 상황 변화에 따라 잇따라 입장을 발표하며 파업중단과 노사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와 연관을 맺고 있는 협력업체들은 물론 생계와 직결돼 있는 타이어대리점도 파업 장기화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역 유수의 생산업체인 금호타이어의 노사 대립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시선도 곱지않다.

거의 해마다 반복되는 금호타이어의 파업으로 지역이미지가 훼손되고 다른 기업의 투자 축소로 이어지면 고용의 기회가 박탈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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