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요구하고는 예견된 반발에 '눈치' 비판도 제기
광주시가 ㈜신세계와 체결한 특급호텔 등을 포함한 복합쇼핑몰 개발 투자협약(MOU)과 관련, 지역내 반발여론을 의식해 백지화를 검토하고 있다.
광주시와 신세계는 지난 5월 11일 광주시청에서 '지역친화형 랜드마크 복합시설 개발'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신세계는 이 협약에 따라 광주 서구 화정동 이마트 부지 등 2만 6634㎡ 터에 지하 7층~지상 21층 규모의 특급호텔과 복합시설(연면적 34만1360㎡)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윤장현 시장은 협약식에서 "광주를 위해 투자의지를 표명하고 정성을 모아주신 신세계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리며, 모든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는 호남고속철도 개통,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등에 따라 급변하는 관광·쇼핑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윤 시장이 특급호텔 등의 건립을 신세계 측에 제안하면서 MOU가 성사됐다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일부 중소상인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대규모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경우 인근 영세상인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반발하며 MOU 취소를 광주시에 요구하고 나섰다.
윤장현 시장이 소속된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도 시에 직접 공문을 보내 M0U 재검토를 촉구했다.
특히 지난달 초 광주를 방문했던 문재인 대표 역시 "대규모 판매시설이 들어설 경우 인근 중소상인들, 골목상인들은 다 죽을 것"이라며 "(윤장현)시장께 다시 한번 이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가세하며 광주시의 분위기가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다.
각계의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자 '적극 지원하겠다'던 시의 입장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신세계와의 MOU 백지화에 대해 내부적으로 더 논의를 해보고 결정할 예정"이라며 "지역상권 붕괴 등에 대한 각계의 우려가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으면 복합시설 건립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장현 시장에게 종합적인 내용을 보고한 뒤 시의 최종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시의 입장변화에 대해 특급호텔을 포함한 대형쇼핑몰 유치 당시 주변 상권의 반발이 예상됐는데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MOU를 체결한 뒤 뒤늦게 재검토에 나선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될 전망이다.
신세계 측 관계자는 "지역상권과의 상생방안, 교통대책 등에 대해 시와 충분한 협의를 하고 있다"라며 "2019년 7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최 이전 준공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