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 신세계]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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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영화 신세계]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대호’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15.12.1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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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호(감독 박훈정)’이 개봉 이틀째에 3위로 내려섰다. 그러나 기대만큼 볼만한 영화다.

18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대호'는 17일 863개의 상영관에서 10만 768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3위에 머물렀다. 16일 개봉 이후 누적관객수는 25만 5148명이다.

‘명량’의 흥행배우 최민식과 우리나라 CG 기술력으로 호랑이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으나 지난 16일 개봉한 ‘히말라야’와 17일 개봉한 ‘스타워즈:깨어난 포스’에 밀려 3위에 머물러 기대보다 아쉬운 성적이다.

한편, ‘히말라야’는 19만736명의 관객으로 1위를 지켰으며 17일 개봉한 ‘스타워즈:깨어난 포스’는 16만7093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 영화 '대호'의 탄생 배경…호랑이, 1년·전문가 230명의 노력 결과물

1920년대를 배경으로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다룬 영화 '대호'가 개봉했다. 호랑이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 관심을 모았다.

"왜놈들이 조선범들이라면 끔뻑 죽는다니께"

1920년대, 일제는 조선의 얼과 혼을 상징하는 호랑이를 말살하기로 했고, 지리산 대호가 그 마지막 희생양.

지난 16일 개봉한 영화 '대호'의 최대 관심사는, 호랑이 모습이다.

박훈정 감독은 "(2011/2031) 거의 영화의 절반 가량이 CG고, 두 주인공 중 하나는 현장에 없는 거니까 완전히 만들어내야 하는 작업이라..."

170억 원의 제작비 중 대부분을 호랑이 CG에 투입할 정도로, 실감있는 호랑이 재연이 관건.

배우들에게도, 호랑이와의 연기는 또 다른 차원이었다.

배우 최민식(천만덕 역)은 "참 생소하고 낯선 경험이었죠. 연기를 하면서 그 대상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참 막막한 얘기죠."

 

100년 여 만에 돌아온 조선의 호랑이 '대호'. 기대감을 반영하듯 영화 '대호'는 개봉 직후 황정민 주연의 '히말라야'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화 '대호'(감독 박훈정 제작 사나이픽처스 배급 NEW)는 호랑이 탄생에 1년 넘게 전문가 230명이 노력한 결과물이다.

'대호'가 대호를 탄생하게 한 CG업체 포스 크리에이티브 파티(4th Creative Party)의 조용석 수퍼바이저가 밝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대호'는 일제강점기, 더 이상 총을 들지 않으려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최민식 분)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주연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호의 탄생에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약 230여 명이 넘는 작업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대호'의 작업을 맡은 포스 크리에이티브 파티(4th Creative Party) 측은 '암살', '베테랑', '설국열차', '괴물' 등의 영화에서 시각 효과를 담당했다. "여타 디지털 캐릭터 작업을 해본 적은 있지만 동물이 주인공인 영화를 작업한 경험은 처음이다"고 밝힌 조용석 슈퍼바이저는 시나리오 속 대호의 모델을 만드는 작업을 먼저 시작했으며, "대호는 외형적으로는 나이가 있지만 힘으로써 제압을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는 박훈정 감독과 제작진의 요청을 토대로 400kg에 육박하는 조선 호랑이의 크기에 맞게 골격을 키웠고, 최민식과 닮은 포스를 만들어내기 위해 긴 갈기와 오래된 상처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호랑이의 외형적인 모든 것, 무늬와 패턴까지 똑같이 만드는 대호의 모델을 만드는 모델링 작업만 약 4개월의 시간이 소요됐으며, 이후에는 호랑이의 질감을 만들어내는 텍스처 작업을 진행했다. 대호의 경우에는 자연스러운 털을 만들기 위해 또 두 번의 텍스처 작업을 감행해, 더욱 자연스러운 털의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여기에 고양이과 동물의 해부학, 근육 자료들을 이용해 뼈를 심는 작업인 리깅(Rigging)을 진행했고, 화면에서 대호가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카메라 트랙킹 작업을 거쳐 기본적인 호흡과 걸음, 움직임을 부여하는 애니메이션 작업 등 총 11가지 공정을 거쳐 대호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대호의 겉모습이 50% 정도 완성된 이후에는 촬영 현장에서 크롬 볼(Chrome Ball), 그레이 볼(Gray Ball), 호랑이 패턴의 퍼 볼(Fur ball) 등을 이용하여 호랑이에게 빛이 맺히는 조명을 확인 하였으며, 곽진석의 감각적인 움직임을 모션 캡처로 받아 구현에 어려움이 많은 사족 동물의 움직임을 흠잡을 곳 없이 재현해냈다.

또 이모개 촬영 감독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다이내믹한 움직임과 역동성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전해, '대호' 속 호랑이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더욱 궁금하게 한다. 조용석 슈퍼바이저는 실제 배우가 연기를 하는 것처럼 명연기를 선보인 대호의 살아있는 표정은 230여 명의 작업자들과 대호와의 교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했다. 시나리오 속에 단순히 포효라고 표현되어 있는 지문을 단 한명의 애니메이터도 단순한 포효로 표현하지 않았다.

상황에 맞는 감정과 마치 자신이 대호라면 어떤 연기를 할지, 어떤 감정을 느낄지 직접 디렉션을 주고 감정선을 이어가며 대호의 깊이가 느껴지는 연기를 만들어낸 것. CG임을 믿을 수 없는 대호의 살아있는 표정과 움직임 그리고 가슴을 울리는 포효는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 줄거리…‘설산 물들인 피보다 진한 부정(父情)’

압도적인 힘은 두려움을 갖게 하고, 두려움은 경외심으로 변한다. 그리고 그 마음은 초월적이고 종교적인 존재를 만든다. 조선범 '대호'가 바로 그런 존재다. 대호는 '산군님'으로 불릴 정도로 조선 사람들에게는 경외의 대상이자 지친 삶을 살아가게 하는 버팀목이다. 일본의 해수구제(조선 호랑이 포획 정책)에 콧바람이라도 뀌는 듯 자취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조선범 대호, 그는 그 시절 그 사람들에게 위로였다.

 

일제강점기 대호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된 일본군, 포수들과 더는 총을 들지 않으려는 천만덕(최민식 분)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그 앞에 호랑이를 닮은 한 사내가 있다. '믿고 보는 배우' 최민식이 조선 최고의 명포 천만덕으로 분했다. 이순신도 해냈는데 호랑이를 대적하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호랑이를 연상시키는 그의 깊은 눈빛은 포수들의 용맹한 구령을 하룻밤 강아지의 '깨갱' 소리로 들리게 할 정도. 최민식의 앙다문 입술과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는 눈빛이 호랑이의 얼굴과 오버랩될 때는 수십 년 작은 호흡까지 담금질한 배우의 능력이 여실히 증명되는 듯하다. 천만덕 역 캐스팅을 두고 "답이 최민식 밖에 없었다" 고 말한 박훈정 감독의 말에 절감할 수밖에 없다. 극 중 최민식은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이 아닌 조선범에 유일하게 맞설 수 있는 조선 최고의 포수로, 또한 아들을 극진하게 아끼는 보통 아빠로 입체적인 얼굴을 선보인다.

많은 관객이 최민식과 대호의 대결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겠지만, 그 둘의 조우는 쉽게 이루어지진 않는다. 세상을 등진 채 산천초목에서 아들 석이(성유빈 분)와 살아가는 만덕은 일본군의 등쌀과 동료 포수들의 회유에도 사냥에 나서지 않는다. 대체 무엇 때문일까. 영화는 대결을 미루고 미루며 만덕의 사연을 한 꺼풀씩 벗겨낸다.

만덕과 대호가 맺는 질긴 인연은 전개에 있어 중요한 장치다. 만덕이 사냥에 나서지 않는 것은 결코 대호가 '산군님'으로 신성시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호를 존중하는 만덕의 태도는 바로 부성에서 나온다. 조선범 대호와 조선 제일의 명포 천만덕, 그 둘은 처음부터 부정으로 만나고 부정으로 세상과 싸운다. 만덕은 총을 내려놓으며 아들을 지키고 싶었고 대호는 사나운 맹수의 이빨로 새끼들을 지키려 했다. 이런 서로를 알기에 둘은 더욱이 함부로 맞서지 않는다.

 

사냥을 위한 폭파 작전으로 나목이 쓰러져 가고, 지리산의 웅장한 설경이 시신으로 뒤덮이면서 자식 걱정뿐인 두 아비의 시름이 깊어만 간다. 포수대에 합류, 사냥에 나선 아들 석이(성유빈 분)를 성치 못한 다리 절뚝거리며 애타게 찾는 만덕. 들려오는 포성 속에 새끼들의 진자리 마른자리를 돌아보는 대호. 영화에서 빛나는 것은 한없이 보편적이고 또 숭고한, 부정을 담은 드라마다.

부모의 마음에 적절한 나이가 있겠냐마는 마침 부성을 이야기하기에 가장 자연스러운 나이인 최민식(54)이다. 극 내내 아들 석이만을 바라보고 염려하는 그의 주름살은 대호를 마주한 포수일 때보다 더욱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설산을 누비는 조선범 역시 다양한 표정으로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한다. 자신을 노리는 포수들 앞에서는 냉혹한 살인귀로, 새끼의 죽음 앞에서는 한없이 애처로운 얼굴을 한 아버지로 변신한다.

대호를 잡으려 설산을 누비는 사람들에게도 저마다 사연이 있다. 대호를 둘러싸고 다양한 인간군상이 그리는 드라마는 '대호'를 보는 재밌는 포인트가 된다. 작은 역할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신세계' 감독의 주특기가 어김없이 발동됐다.

 

대호의 가죽을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일본군 고관 마에조노(오스기 렌 분)부터 충성을 증명하기 위해 대호 사냥에 열을 올리는 조선인 출신 일본군 장교 류(정석원 분), 지우지 못할 상처를 얻고 난 뒤 그의 세계관을 독차지할 정도로 대호 사냥에 혈안이 된 포수대 리더 구경(정만식 분), 암울한 시대 속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민초 칠구(김상호 분)까지.

대호와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주인공은 배우 최민식이지만 그 옆에서 연신 관객을 즐겁게 하는 배우도 있다. 최민식의 간절하고 묵직한 호흡 앞에서 아무런 주눅도 들지 않는 성유빈은 극 중 유일하게 감칠맛을 선사하는 캐릭터다. 16살 소년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능청스러움에 이곳저곳 웃음이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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