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대표, 靑에 쓴소리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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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대표, 靑에 쓴소리도 해야 한다
  • 연합뉴스
  • 승인 2016.08.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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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 등 새누리당 새 지도부가 11일 청와대 오찬을 함께 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개각과 관련해 탕평·균형·능력 인사와 소수자에 대한 배려 인사를 건의했다. 아울러 8·15 광복절 특사에서 민생·경제사범에 대한 통 큰 사면을 기대한다는 여론을 전하고 혹서기 현안으로 떠오른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 대책을 건의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여러 가지 말씀하신 것 참고를 잘하겠다"면서 당장 전기요금제 개편과 관련한 좋은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오찬회동이 끝나고 박 대통령은 이 대표를 25분간 별도로 면담했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비롯한 각종 국정 현안과 향후 당·청 관계 등이 허심탄회하게 논의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날 오찬회동은 '당·청 신(新) 밀월 시대'를 예고하듯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당·정·청이 일체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이 대표는 "여당과 야당을 구분한 것은 여당과 야당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본다"면서 집권 세력의 일원으로 책무를 다하겠다고 호응했다. 앞서 전날 이 대표는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서울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자리에서도 "앞으로 1년 6개월은 대선 관리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가와 국민, 민생, 경제, 안보를 챙기는 게 시급하다"고 했다. 이 대표의 이런 자세와 각오는 그간 있었던 당·청 간 불협화음을 잠재우고 정부 여당의 국정 추진에 큰 동력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날 당장 신속한 당정 간 정책 공조가 이뤄졌다. 청와대 오찬회동이 끝나고 불과 2시간여 만에 긴급 당정협의가 소집돼 당면 최대 국정 현안인 전기요금 개편 문제와 관련해 올 7∼9월 누진제를 조정해 가계부담을 대폭 완화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여당 새지도부의 건의를 대통령이 즉각 받아들인 형식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8·9 전당대회 결과를 두고 '도로 친박당'이란 말까지 나오는 마당에 당·청 관계가 원활하다 못해 '종속적 수직관계'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당내 비주류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당내 화합은 물 건너갈 수 있다. 여소야대의 국회에서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다.

박근혜 정부 집권 후반기 국내외에 산적한 난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선 무엇보다 국력이 결집해야 한다. 그래서 소통과 협치의 정치가 긴요하다. 여당 지도부는 청와대와 수시로 소통하고 쓴소리도 마다치 않아야 한다. 국민의 생각과 바람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사안에 따라 분명한 반대를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세상의 여론과 청와대서 보는 민심에 괴리가 생길 수 있고 그 틈을 메우는 역할이 중요하다. 이 대표가 그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주길 기대한다. 일반 대중과 직접 마주하는 소탈하고 적극적인 성격에 정치권에서 여야를 넘나드는 마당발로 통하는 그이기에 더욱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청와대도 열린 자세로 여당에서 개진된 의견을 국정에 능동적으로 반영한다면 국민은 달라진 당·청 관계를 실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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