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탓인가?'…원인모를 전복 집단폐사에 초상집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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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탓인가?'…원인모를 전복 집단폐사에 초상집 분위기
  • 연합뉴스
  • 승인 2016.08.1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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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 금일도 450어가 중 절반피해 예상…추석 대목 출하 앞두고 '낙심'
▲ 완도서 전복 집단폐사

"원인이라도 알아야 대책을 마련하지, 섬 전체가 초상집입니다."

지난 12일부터 전남 완도군 금일도에서만 양식 전복 폐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어민 A(34)씨는 15일 오전 크레인으로 전복 1천500여마리씩 넣어 기른 가두리를 들어 올렸다가 한숨만 내쉬고 다시 바닷속으로 다시 내려놨다.

가두리 칸칸이 공간에 빼곡히 붙어있어야 할 전복의 80∼90%가 속절없이 떨어져 나가 바닥에 새하얀 배를 들어내고 있었다.

다급한 마음에 옆 가두리를 들어보고, 다른 가두리를 올려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모두 죽어 나갔다.

일부 가두리 양식장 안에는 벌써 폐사한 전복의 부패가 시작해 물이 뿌옇게 보이고, 악취가 풍기기도 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전복출하를 시작하려던 A씨는 '이젠 망했다'는 생각에 담배에만 연방 손이 갔다.

A씨의 양식장에서만 8억원 상당의 추석 출하 물량과 3억원 상당의 어린 전복 치패 폐사 피해를 봤다.

450어가가 전복을 키우는 금일도에서 거의 절반가량이 폐사 피해를 당해 수만 개의 전복이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 "전복이 죽어나가네"

더욱 답답한 것은 전복 폐사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청조'가 관찰되기는 했는데, 청조 탓에 전복이 폐사하진 않는다고 어민들은 전했다.

연일 폭염으로 고수온 현상과 적조가 출현하면서 집단폐사가 발생했다는 추정도 나온다.

전복 양식의 적정수온은 21∼22도인데, 최근 금일도 바다 수온은 26∼27도를 기록했다.

"전복이 죽어나가네"

적조도 집단폐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금일읍 일부 해역에서 국지적으로 적조생물이 관찰됐다.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예방적 조치라도 취해 추가 폐사를 막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써는 국립수산과학원의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 전복 폐사 '적조탓?, 고수온탓?'

지난 12일 최초 폐사 신고가 접수된 이후 원인조사가 진행 중인 사흘 사이 폐사는 바다 물길을 따라 옆 마을에서 다시 옆마을로 점차 퍼져나가고 있다.

어민들은 '이미 엎질러진 물'처럼 폐사가 일어나 버렸으니, 원인이라도 적조 탓으로 나와야 한다고 하늘에 빌고 또 빌었다.

피해보상을 위해 가입한 보험이 약관상 태풍이나 적조만 보상하게 돼 있는 탓이다.

고수온 등 다른 원인으로 전복이 폐사한 것으로 나오면 보험보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피해보상을 받으려면 적조 탓에 전복이 폐사한 것이라야 손해를 줄일 수 있다.

금일읍 관계자도 "어민들이 적조가 원인이 아니면 피해보상이 어려운 점 때문에 전복 폐사 피해를 입어도 신고를 꺼려 정확한 피해 집계가 어려운 형편이다"며 "정확한 조사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고수온이든 적조이든 폭염이 근본 원인으로 작용한 현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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