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보다 걱정 앞서는 20대 첫 정기국회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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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보다 걱정 앞서는 20대 첫 정기국회 개막
  • 연합뉴스
  • 승인 2016.08.3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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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국회 출범 후 첫 정기국회가 1일 100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이번 국회는 무엇보다 4월 총선이 만들어 낸 여소야대와 3당 체제의 효용성을 검증받는 일종의 시험대라는 의미가 있다. 20대 국회 출범 후 지난 석 달간 매달 임시국회가 열리긴 했지만, 정기국회가 갖는 중요성과 의미는 임시국회와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런데 지난 3개월간 달라지지 않는 여야의 모습을 지켜봤을 때, 이번 첫 정기국회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걱정이 훨씬 더 앞선다.

대통령선거를 1년여 앞두고 열리는 올해 정기국회에서 여야 3당은 대선정국 초반 기선 제압을 위해 총력전을 펼칠 기세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논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조선업 구조조정 청문회,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무상보육 예산 등 곳곳에서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여당은 박근혜 정부의 남은 국정과제를 입법화할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로, 야당은 임기 후반기에 접어든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해 파상 공세를 퍼부을 장으로 활용할 공산이 크다. 정기국회 초반부터 여야가 강 대 강 전면전을 펼치면서 민생이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미 20대 국회는 그동안 실망스러운 모습을 거듭 연출했다. '협치'는 허울 좋은 말로 전락했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총선 이후 도출한 네 차례 합의 중 세 차례가 합의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만 놓고도 벌써 두 차례 약속이 깨졌다. 지난 22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기로 했던 추경안은 30일 처리 약속으로 수정됐지만, 이 역시 휴짓조각이 됐다. 정기국회 하루 전 열린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야당의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관 추경안 단독 처리 후폭풍으로 16년 만에 처음으로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정기국회 시작 뒤 또 어떤 파행과 충돌이 어느 곳에서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정기국회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정기국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예산 심사다. 이번 국회에선 사상 처음으로 400조 원을 돌파한 새해 예산안에 대한 꼼꼼한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 3주간 진행될 국정감사도 호통과 막말이 오간 과거의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밀린 각종 민생, 경제 관련 법안의 처리도 시급하다. 20대 국회는 지금까지 일부 결의안 등을 제외하곤 주요 법안을 1건도 처리하지 않은 채 입법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달라진 모습을 이제라도 보여줘야 한다. 이번 정기국회를 여야가 정치공방의 장으로만 삼는다면, 국민은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다. 이는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자충수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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