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5.8 지진> "눈에 보이는 모든 게 흔들렸어요"
상태바
<규모 5.8 지진> "눈에 보이는 모든 게 흔들렸어요"
  • 연합뉴스
  • 승인 2016.09.13 0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남 장성 문향高…두 차례 진동에 기숙사 내부벽 금이 '쩍'
▲ 건물 밖으로 몸을 피한 장성 문향고 학생들.

"창문, 책상, 복도를 걸어가던 친구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게 흔들렸어요. 너무 무서웠어요."

전남 장성군 문향고등학교 교문에서 부모가 차를 몰고 오기를 기다리던 2학년 여학생은 12일 오후 규모 5.1 지진이 전국을 강타했던 순간을 이렇게 기억했다.

건물 밖으로 몸을 피하라는 선생님의 지시에 운동장으로 쏟아져나온 학생들은 자율학습 조기 종료 선언에 기숙사로 몸을 피했다.

1시간 쯤 뒤 또다시 찾아온 진동에 학생들은 비명을 지르고 혼비백산하며 주위 친구들이 무사한지 살폈다.

이 시각 1학년 학생들이 거주하는 4층 방에서 균열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119상황실에 접수됐다.

시멘트벽을 찢어놓은 듯한 금은 지상 2∼4층 3개 층에서 가로로, 세로로 제멋대로 뻗어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 균열이 발생한 장성 문향고 기숙사 내부.

학생들은 다시 한 번 운동장으로 피하라는 소식에 옷가지와 교과서를 챙겨 들고 황급히 기숙사 건물을 빠져나왔다.

모기에 뜯겨가며 불안에 떠는 동안 소식을 들은 부모들이 하나둘씩 달려왔다.

학생들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운전석에서 내리는 부모를 "나 괜찮아요"라는 외치며 반겼다.

자동차 행렬이 운동장을 빠져나가고 나서도 한참 동안 체육관 앞을 서성이던 아이들은 숙직 근무를 서는 교사와 교장 선생님을 따라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

▲ 균열이 발생한 장성 문향고 기숙사 내부에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는 경찰.

학생, 사감 등이 모두 빠져나간 기숙사 건물 입구에는 미처 챙기지 못한 가방 한 개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한바탕 큰 소동이 일었지만, 학생과 교사 모두 다친 사람은 없었다.

현장을 통제한 경찰은 구청, 교육청 관계자와 함께 건물안에 남아있는 사람은 없는지 확인하고 나서 기숙사 출입문을 모두 걸어 잠갔다.

당국은 날이 밝는 대로 기숙사 건물 안전진단을 의뢰하고, 이날 발생한 균열이 지진에 의한 것인지를 파악할 방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