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은 지켜야지" 저금리에 지자체 장학금 수혜자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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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은 지켜야지" 저금리에 지자체 장학금 수혜자 반토막
  • 연합뉴스
  • 승인 2016.09.2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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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금리 낮아지는 수익률…장학금 지급액 축소 불가피
▲ 초저금리 시대. 사진=연합뉴스

광주의 5개 구청이 설립한 장학회를 전수조사한 결과, 최근 각 장학회가 장학금 지급액을 줄이거나 수혜자 줄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이자율이 해마다 줄어 이자로 장학금을 충당하기가 갈수록 버거워진 탓이다.

광주북구장학회는 평년 160∼170명 장학생 선발 규모를 올해 139명으로 20% 줄이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올해 62억8천만원의 장학기금을 확보했지만, 1년 만기 적금 이자가 지난해 1.63%에서 1.25%로 하락해 1억800만원에서 2천500여만원 줄어든 8천300여만원 이자수익을 거뒀다.

북구는 줄어든 이자에 법인세 환급금과 세금 환수액, 운영비를 절약한 돈까지 모아 1억1천500만원의 장학금을 겨우 조성해 139명의 학생에게 50만∼15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사정은 동구도 마찬가지다.

동구는 2011년 170여명에게 1억1천975만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했으나 2014년 74명 8천500만원, 2015년 72명 8천100만원을 지급해 불과 5년사이에 수혜자를 절반이하로 줄였다. 올해는 불과 60명에게 6천800만원을 지급한다.

2000년 기본재산 80억원을 바탕으로 설립된 광산장학회는 2001년 7천만원(99명) 상당의 장학금을 지급한 이후 해마다 장학금 지원액수와 인원을 늘려왔지만, 2010년 이후부터는 이자수익 감소로 지급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2010년 이전에는 매년 200여명에게 2억원대 장학금을 지급했지만, 2011년부터는 규모를 대폭 축소해 115명에게 1억2천여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2012년 1억6천만원(132명), 2013년 1억9천만원(149명), 2014년 1억8천만원(141명), 2015년 1억6천500만원(130명)을 지원하고 있고 올해도 지급액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 '귀한 장학금'지난 2010년 광주 북구청장에게 장학금 1천만원을 전달하고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남구와 서구의 장학회는 장학 기탁액이 타 구청보다 적어 예금 이자로는 도저히 장학금을 지급할 수 없어 원금을 손실해가며 매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광산장학회 관계자는 "이자수익이 줄어들어 장학금 지급 규모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금융이자 감소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장학회 홍보를 통해 주민 출연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북구 관계자도 "현행 정기 적금 이자를 받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어 10년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방안, 이자율이 조금이라도 높은 제2금융권에 장학기탁금을 예금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방도를 알아보고는 있지만, 원금을 손실하지 않는 안정성이 생각한다면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각 지자체 관계자는 장학금 기탁액을 조금이라도 늘려 부족한 이자수익을 상쇄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기업과 주택을 돌며 장학기금 기탁을 홍보하는 전단지를 돌리느라 진땀을 흘리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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