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 신세계] 살아남기 위한 악인들의 혈투 ‘아수라’
상태바
[주말영화 신세계] 살아남기 위한 악인들의 혈투 ‘아수라’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16.09.29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트〉와 태양은 없다〉의 김성수 감독 신작 〈아수라〉는 악인들만 등장하는 폭력의 먹이사슬을 작심하고 보여준다.

밑도 끝도 없이 무자비한 악인과 그 악에 서서히 물들어가는 또 다른 악인, 물고 물리는 악의 생태계를 적나라하게 그렸다는 평이다.

여기에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이 뿜어내는 연기도 강렬하다.

각자가 가진 에너지를 악의 극한으로 밀어붙이며 치열하게 충돌한다.

액션 장면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인물들의 성격을 담아낸 빗속 자동차 추격신은 할리우드 부럽지 않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는 후문이다.

◇ 줄거리

강력계 형사 한도경(정우성)은 이권과 성공을 위해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악덕시장 박성배(황정민) 뒷일을 처리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

악에 계속 노출되는 사이, 말기 암 환자인 아내의 병원비를 핑계로 돈 되는 건 뭐든 하는 악인의 길로 들어서게 된 한도경. 아예 경찰직을 버리고 박 시장의 수행팀장으로 전직하려던 참에 일이 꼬인다.

박 시장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증인을 납치·협박한 마약중독자이자 자신의 끄나풀이던 작대기(김원해)의 존재를 알아챈 선배 형사(윤제문)랑 다투다 그만 우발적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그의 약점을 쥔 독종 검사 김차인(곽도원)과 검찰수사관 도창학(정만식)은 도경을 협박하고 이용해 박성배의 비리와 범죄 혐의를 캐려 한다.

각자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한도경의 목을 짓누르는 검찰과 박성배 사이 태풍의 눈처럼 되어 버린 한도경은 자신을 친형처럼 따르는 후배 형사 문선모(주지훈)를 박성배의 수하로 들여보내고, 살아남으려고 혈안이 된 나쁜 놈들 사이에서 서로 물지 않으면 물리는 지옥도가 펼쳐진다.

◇ 영화 리뷰

아수라는 아수라였다. 정상적인 것이 하나도 없었다.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었다. 선과 악의 구분도 잘 되지 못하고, 적과 아군도 예측할 수 없었다.

어쨌든 영화 〈아수라〉는 모든 것이 뒤죽박죽인 상황은 할리우드 액션물과는 다른 면이고 그것이 현실이라고 강변을 하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김영란법으로는 잡을 수 없을 것 같은 부패세력의 음모와 배신 범죄에 분노해왔던 서민들에게는 더욱 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모른다. 영화 ‘내부자들’이 그러한 결과를 만들어왔듯이 말이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부패와 비리를 저지르는 이들에 대한 복수가 과연 그렇게 찬사를 보낼만한 대상인가 싶다. 그들은 오히려 깃털로 보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대중적인 정서에서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 일을 대리 충족시켜주므로 부정 부패자를 드러내주는 것은 대중적인 통쾌함을 분출하기 알맞다.

마지막으로 이런 영화들은 세상의 진리를 알려주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겉으로 보이는 세상은 허위이며, 사실 세상의 법칙은 이런 것이라고 말한다. 세상은 아름답지 않고 비정하고 냉혹하며 죽음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하는 것이 대체적이다. 그러나 이미 지옥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은 너무나 많다. 애써 그런 진리를 알려주지 않아도 된다.

대한민국 서민들이 살아가는 상황이 영화가 그리는 세상 보다 더 심하고 구조적으로 이미 그러하니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희망을 보는 것이다. 희망이 담겨 있지 않다면 단지 지랄 같은 현실을 확인하러 영화를 보러 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아수라〉의 원제는 '반성'이었지만 대본을 본 황정민이 "완전히 아수라 판이네"라고 말하면서 제목이 〈아수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어떤 아수라 판이 벌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32분. 청소년 관람 불가.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44913&mid=31906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