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다문화가구 수가 3년 전에 비해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 가족의 해체비율과 차별경험도 떨어지는 등 다문화가정의 한국사회 정착이 점차 안정화되는 모양새이긴 하나 그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 바로 4대악 중 하나인 가정폭력 문제이다.
여성 긴급전화 1366전남센터에 따르면 전남지역 다문화가족 여성의 상담전화 10건 중 9건이 가정폭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해 7월말까지 다문화가족 여성의 상담전화가 477건으로 이 중 가정폭력이 429건으로 89.9%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처럼 다문화가족의 가정폭력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중개업체를 통한 국제결혼이 짧은 기간 내에 이뤄져 문화적 차이와 함께 남성과 여성 모두 서로에 대한 배려, 언어소통의 어려움, 사전 지식 등이 부족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찰은 가정폭력 사건에 개입하여 신고현장에서부터 강제출입과 임시조치와 긴급임시조치 등을 통해 피해자를 적극 보호하고 있지만 112신고출동으로 사건현장에 나가보면 정작 당사자 사이는 가정 내 문제로,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아 다른 범죄에 비해 특히 가정폭력에 대한 처리가 어려운 편이다. 또한 이웃들 남의 가정사로만 치부해버리며 쉬쉬하는 경향이 강해 본인에게 피해가 없는 한 묵인하려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렇게 남의 가정사로 당사자사이의 가정문제로 지나다보면 결국 폭력은 습관이 되어 쉽게 고쳐지지 않고,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상습적인 가정폭력은 자녀에게도 '학습된 폭력'으로 대물림되어 또 다른 가정, 사회에 폭력을 휘두르게 될 확률이 매우 높아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
가정폭력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더 이상 가정폭력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으로 근절해야 하는 범죄 행위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주위의 이웃에게 조금 더 관심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다문화가족의 이주민들의 국내 정착을 도와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해서는 경찰의 도움뿐 아니라 이웃들의 편견 없는 시선과 따뜻한 관심 또한 절실하다.
주위의 다문화가족의 어려움에 대해 따뜻한 관심과 말 한마디로 다가가 가정폭력이 근절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