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문화> ③이우환 위작 논란 속 김환기 최고가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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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문화> ③이우환 위작 논란 속 김환기 최고가 경신
  • 연합뉴스
  • 승인 2016.12.15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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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미인도'에 이어 이우환 위작 논란 파장…조영남 대작 사건도
김환기 경매 최고가로 한국 미술 격 상승…대다수는 저평가 '한계'

올해 미술계는 이우환 화백의 위작 논란과 고(故) 김환기(1913~1974) 화백의 경매 최고가 경신으로 명암이 교차한 한 해였다.

수년 전부터 소문으로만 돌았던 이우환 화백 작품의 위작 의혹을 경찰이 확인하면서 미술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으며 "내 작품이 맞다"는 이 화백의 발언에도 잇달아 위조범 일당이 잡히면서 논란이 한해 내내 지속됐다.

이런 가운데 김환기 화백이 지난달 한국 미술 작품 최고의 경매가 기록을 세우면서 '김환기 시대'를 알리는 동시에 한국 미술의 격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밖에 가수 겸 화가로 유명한 조영남 씨가 대작을 했다는 의혹도 일반인의 관심을 끈 뉴스였다.

◇ 이우환 위작 파문…조영남 대작 논란도

지난해 세상을 떠난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둘러싼 위작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대표 작가 중 한명인 이우환 화백도 위작 논란에 휘말리면서 미술계에도 적지 않은 파문이 일었다.

이 사건이 불거진 것은 경찰이 지난 6월 2일 위작 논란이 제기된 이 화백의 그림 13점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위작이라는 감정 결과를 발표하면서다.

그동안 미술계에서는 이 화백의 위작이 대규모로 유통된다는 소문이 3~4년 전부터 계속됐는데 경찰이 이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

경찰 수사 자체도 이 화백의 작품인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를 위조한 가짜 그림이 2012~2013년 대량으로 유통됐다는 첩보에 따라 지난해 6월이미 착수됐었다.

이 화백은 작품이 한점에 수억원을 호가하는 등 국내외 경매시장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대표적인 한국 작가라는 점도 파장을 키웠다.

그러나 이 화백은 경찰 발표와 다른 주장을 펼쳤다. 경찰에서 위작 논란이 된 작품을 직접 확인한 그는 "작가는 보면 1분도 안 돼서 자기 것인지 아닌지 느낌이 온다"며 "틀림없는 제 그림"이라고 주장했다. 또 경찰이 자신의 감정에 대해 "13점 중 4점만 위작으로 하자"고 회유했다고 주장해 진위 논란은 양측의 자존심 대결로 비화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위조한 또 다른 일당이 지난달 경찰에 검거되면서 이 화백의 작품을 둘러싼 위작 논란이 다시 가열됐다.

1991년 시작된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에 대한 진위 논란도 계속됐다.

지난 3월에는 '미인도'를 과거 자신이 그렸다고 주장해 온 권춘식 씨가 "자신이 안그렸다"면서 입장을 번복한 가운데 천 화백의 유족은 지난 4월 국립현대미술관 전·현직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이런 가운데 '모나리자' 속 숨겨진 그림을 찾은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감정단이 지난달 '미인도'에 대해 사실상 천 화백의 작품이 아니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검찰에 제출한 사실이 알려져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프랑스 감정단 보고서에 대해 미인도를 소장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입장자료를 내고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가수 겸 화가인 조영남 씨의 '화투' 소재 그림을 놓고 대작 파문도 일었다. 그가 자신의 작품을 전문 화가에게 맡겨 그리게 한 뒤 자신의 그림으로 유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서다.

조 씨의 대작 의혹과 관련,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서자 조 씨는 국내외 작가들이 대부분 조수를 두고 작품활동을 하며 이는 미술계의 관행이라고 강변한 것이 논란을 키웠다.

조 씨는 사기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 김환기 작품, 한국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

▲ 한국 미술품 최고가 기록을 세운 김환기 화백의 작품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 화백의 작품이 지난달 27일 열린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한국 미술품 최고가 기록을 세운 것도 올해 미술계의 화제였다. 이로써 김환기 작품은 지난해 10월부터 네 차례나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경매에서 김환기의 노란색 전면점화 작품인 '12-V-70 #172'가 63억2천626만원(4천150만 홍콩달러)에 낙찰돼 한국 미술품 경매가 상위 1~5위를 김환기 작품이 차지했다. 직전 한국 미술 경매 최고가도 지난 6월 김환기 작품이 세웠다.

이런 결과는 김환기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가라는 점이 재확인됐다는 의미와 함께 세계에서 한국 작가의 작품이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도 상기시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파리와 뉴욕 생활을 통해 습득한 서구미술을 접목하면서도 동양적 견지(見地)를 유지, 자신만의 고유한 예술세계를 창조한 것으로 평가되는 김환기 화백은 국내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단색화'로 대변되는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도 김환기에 대한 재평가를 가져왔고 경매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술계에선 단색화를 중심으로 한국 화가들에 대한 국제 미술시장의 재평가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박서보, 정상화 등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 꾸준히 인기를 끌며 가격이 연일 상승세다.

그러나 일부 인기 작가에 국제적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대다수 한국 작품은 상대적으로 더 소외됐다는 평가도 있다.

'김환기 시대'로 한국 미술의 격은 높아졌지만, 구조적인 환경에는 변화가 없다는 지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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