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문화> ④악재 쏟아진 공연계…외형은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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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문화> ④악재 쏟아진 공연계…외형은 성장
  • 연합뉴스
  • 승인 2016.12.1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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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 논란 속 청탁금지법 직격탄…기업 후원 위축
클래식 전용 롯데콘서트홀 개관·대형공연 '풍성'

올해 공연예술계는 외형 면에서는 적잖은 성장을 이뤘으나 안팎으로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연극계를 중심으로 '검열 논란'이 이어졌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여파로 공연 제작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기업들의 후원이 위축됐다.

이런 가운데 서울에 두번째 대형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 문을 열었고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의 내한 등 대형 공연이 줄을 이었다.

한국 연주자들의 국제 콩쿠르 입상 소식도 계속 들려온 가운데 한국-프랑스 상호교류의 해를 계기로 여러 분야 예술가들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또 셰익스피어 400주기를 기념하는 다양한 장르의 창작물들이 쏟아졌다.

▲ '예술검열' 항의하는 문화예술인들

◇ 검열에 블랙리스트까지…갈등 심화

연극계를 중심으로 한 공연예술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검열'이 화두로 떠올랐다. 자연히 예술인들의 집단행동을 초래했다.

지난 4월 20일 개막한 제7회 현대극 페스티벌은 주제를 기존 '인간과 도시'에서 '감시와 응시'로 긴급히 바꿨다. 권력이 예술을 탄압하는 현실인 '감시'에 대해 연극인들이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고 '응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6월부터 10월까지 연우소극장에서는 극단 20여 곳이 '검열'을 주제로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선보이는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검열에 대한 예술인들의 비판은 10월 들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지면서 한층 고조됐다.

문화계 인사들은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라고 선언한 데 이어 11월에는 예술인 7천여명이 참여한 '문화예술인 시국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 세월호·메르스 이어 청탁금지법…3년 연속 '한파'

2014년 세월호 참사에 따른 전국민적 애도 분위기와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유행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공연계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다시 움츠러들어야 했다.

기업들이 청탁금지법을 계기로 마케팅 차원에서 하던 공연 등 각종 문화행사 후원에 소극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까닭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공연기획사들이 기업 협찬·후원을 받아 공연 제작비를 충당하고, 기업들은 그 대가로 얻은 초대권을 홍보나 접대에 이용해왔다.

그러나 지난 9월 28일 시행에 들어간 청탁금지법으로 이런 관행이 뿌리째 뒤흔들렸다.

초대권 대부분이 청탁금지법상의 선물 상한액(5만원)을 넘는데, 이와 관련한 유권해석이나 판례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기업들이 자칫 '뇌물'로 해석될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 지갑을 닫은 것이다.

장르 성격상 진입장벽이 높고 공연횟수도 적어 기업 협찬 의존도가 높은 클래식 음악이나 무용뿐만 아니라 대중적이고 유료 관객 비율이 높은 뮤지컬 공연에도 기업들이 후원·협찬을 보류한 사례가 줄을 이었다.

이에 일부 기획사나 공연장은 후원 기업들이 초대권을 활용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도록 티켓 가격을 5만원 아래로 책정하거나 4만원 이하 최저가 좌석 비율을 늘리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메세나협회에서 회원사들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기업 10곳 중 7곳이 예술계와의 협력 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또 10곳 중 6곳 이상이 관련 지출의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본 것으로 나타나 청탁금지법의 여파는 계속될 전망이다.

▲ 롯데콘서트홀 개관공연

◇ 새 콘서트홀 개관·대형 공연 '러시'…클래식의 약진

이런 가운데에도 한국 클래식 음악계는 안팎으로 저변을 확대해나갔다.

서울 시내 두 번째 대형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롯데콘서트홀의 개관은 음악인과 애호가들에게 모두 반가운 소식이었다.

총 2천36석 규모의 롯데콘서트홀은 1988년 예술의전당 개관 이후 28년 만에 서울에 문을 연 대형 클래식 전용홀이다. 지난 8월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연주로 첫발을 뗀 뒤 높은 음향 완성도와 다양성, 깊이를 갖춘 기획 공연으로 각광을 받았다.

박현정 전 대표와 직원들 사이의 갈등으로 진통을 겪은 서울시향은 지난해 말 정명훈 예술감독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위기를 맞았으나 여러 객원지휘자와 안정적으로 호흡을 맞추며 수장의 공백을 메웠다.

지휘 거장이 이끄는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나 세계적 연주자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특히 10월에는 그야말로 '별들의 전쟁'이 벌어졌다. 밤베르크 교향악단을 이끄는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마이클 틸슨 토머스 등 거장 지휘자들을 비롯해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파리 오케스트라 등 이름만으로도 클래식 팬들을 설레게 하는 단체들이 몰렸다.

국제 콩쿠르 입상도 끊이지 않았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과 피아니스트 김현정은 일본 센다이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각 부문 1위를 차지했고 피아니스트 한지호는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4위를 했다.

이밖에 발레 등 무용 콩쿠르는 물론 세계적 권위의 바이올린 제작 콩쿠르 우승 소식도 전해졌다.

▲ "연극은 배우의 예술"…노배우들 혼신의 무대(CG). 사진=연합뉴스

◇ 셰익스피어 재조명·한국-프랑스 상호교류 활발

올해는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의 400주기를 맞아 이를 기념하는 다채로운 공연작품들이 쏟아졌다.

'햄릿', '맥베스', '로미오와 줄리엣' 등 대표작부터 자주 공연되지 않던 작품까지 셰익스피어의 여러 희곡을 다양한 형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이 앞다퉈 무대에 올랐다. 연극부터 오페라, 발레, 클래식 음악, 뮤지컬, 국악 등 장르도 다양했다.

연출가 이해랑 선생 탄생 100주년을 함께 기념해 공연된 연극 '햄릿'에 쟁쟁한 원로·중견 연극인들이 총출동했다. 53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현역으로 활동중인 알레산드라 페리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에 참여하는 등 '살아있는 전설'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2015∼2016 한국-프랑스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양국 예술단체의 교류도 무용계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어졌다.

국립무용단의 '묵향'이 리옹의 '레 뉘 드 푸르비에르 페스티벌'에서 공연됐고 '시간의 나이'는 파리 샤요국립극장 무대에 올랐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이미아직'도 샤요극장에서 공연되는 등 우리 작품들이 세계 무용의 중심으로 꼽히는 파리 관객 앞에 연이어 선을 보였다.

이밖에 뮤지컬에서는 '마타하리', '도리안 그레이', '페스트' 등 대형 창작 작품들이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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