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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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을 배우자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14.02.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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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광(포항대 명예교수 / 포항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

대한민국 생태 수도 순천시 순천만은 흑두루미를 비롯한 220여종의 조류와 1천200여종의 식물, 25종의 멸종위기 생물 등이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이다. 국제적 조직인 람사르협약이 지정한 세계5대 연안습지로 국제적으로 보호 받고 있는 순천만이다. 이곳은 지구에 가장 온전하게 보전된 갯벌 26.5km와 갈대 군락지 5.6m에 120종이 넘는 염생식물이 살고 있다.

순천은 1960년대 혜성과 같이 문단에 등단해 감수성의 혁명을 일으킨 천재작가 김승옥의 고향이며 그의 대표적 작품 `무진기행`의 무대이기도 하다.

그는 `무진기행`에서 급격하게 산업화 돼가는 우리사회에서 사회적 지위를 성취한 인물이 도시와 시골을 두고 선택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소설에서는 서울과 무진을 햇볕과 안개, 도시와 시골, 도시의 세련됨 시골의 서투름으로 이분법적인 대립을 벗어나 입체적으로 중흥적인 현대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무진은 현실에 존재 하지 않는 공간이지만 작가는 순천만의 대대포 앞바다와 갯벌이 이 무대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순천은 산업화의 물결을 선택 하지 않고 몽환적이고 탈속적인 자연의 순수함과 위대성을 부각시키는 이상적인 도시 발전을 선택해 타 도시와 차별화 했다.

순천의 도심 하천인 동천과 순천만을 가꾸고 보전하는 정성은 남다르다. 새들의 천국을 만들기 위해 순천시는 자연과 생태 보전을 위해 새들이 휴식을 취하고 먹이를 먹이는데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 280개의 전봇대를 제거했다. 순천만을 찾는 새들이 날갯짓을 하다가 전봇대로 인해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있어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했다.

최근에는 풍부한 자연과 생태의 도시 인프라로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해 국내외에 생태도시 순천을 알리고 순천의 위상은 물론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관광객은 목표치를 뛰어넘어 440만3천890명이었으며 외국인은 17만6천여명에 달해 성공적 행사였다. 행사를 치르는 184일 동안 무사고였고 교통체증, 바가지요금, 식중독 등 눈살을 찌푸리는 사고가 거의 없어 국제 행사를 치른다는 자부심으로 시민의식이 한층 성숙함을 보였다.

포항은 산업화의 물결을 가장 먼저 선택, 산업도시로 전환한 철강도시이다. 다른 도시가 부러워할 정도로 물질적 풍요로움과 급격한 도시화로 경제적 사회적으로 성장했다. 급격한 발전으로 인구증가는 주택난 물가상승 범죄증가 등의 사회적 병리현상을 낳았으며 원도심의 공동화로 도시의 슬럼화가 가속되고 있다. 공업도시의 특징인 난개발로 자연파괴, 공기오염, 생활오수 등으로 자연환경의 변화가 일어났다.

그런데 포항은 개발논리에 밀려 40여년간 막혔던 물길을 튼 포항운하를 개발했다. 포항운하 개통은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포항에서 자연의 포항으로 돌아가는 신호탄이다. 포항운하는 산업화에 따른 각종 오염물을 물길에 흘러 보내는 친환경적 재생적 측면에서 새로운 도시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다. 포항운하가 성공하기 위한 마케팅전략과 이벤트전략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동빈 내항과 형산강의 수질을 개선할 수 있는 과학적인 조치가 급선무이다. 40년전과 같이 꼬시래기가 놀 수 있는 수질로 복원하면 관광객은 몰려온다. 포항운하의 성공 덕목은 `가장 자연적인 것이 경쟁력`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순천은 자연과 생태의 경쟁력으로 수도권도시, 공업도시를 제외한 완만하게 인구가 증가하는 가고 싶고 살고 싶은 유일한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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