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미수습자 수색·진상 규명은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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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미수습자 수색·진상 규명은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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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4.0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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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침몰 해역 '투 트랙 수색' 초읽기…진상 규명은 선체조사위 역할 기대

세월호가 무사히 육지로 올라오면 이제 관심은 세월호 선내에서 이뤄질 미수습자 수색과 진상 규명 활동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애초부터 세월호 인양의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해양수산부와 선체조사위원회 등은 세월호 육상 거치 작업을 하면서도 인양의 근본 목적인 두 가지 활동에 곧바로 착수할 수 있도록 하는 준비를 병행했다.

▲ 육상 이송 앞둔 세월호 8일 오후 작업자들이 육상 운송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최우선 과제는 미수습자 9명 수색…"선체·해저 샅샅이 뒤진다"

가장 시급한 일은 미수습자들을 찾는 것이다.

2014년 4월 16일 참사 이후 295명이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왔지만 같은 해 10월 단원고 학생이 마지막으로 발견된 뒤 남은 9명의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았다.

미수습자는 조은화양·허다윤양·박영인군·남현철군 등 단원고 학생 4명, 고창석씨·양승진씨 등 교사 2명, 권재근씨와 아들 혁규군·이영숙씨 등 일반인 승객 3명이다.

해수부와 선체조사위는 그동안 진술, 조사 내용 등을 토대로 이들이 있을 만한 장소를 추정해왔다.

선내 CCTV로 마지막 동선을 파악했으며 미수습자 가족과는 추정 장소를 협의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선체 정리업체인 코리아 쌀베지 관계자들이 A 데크(선체 4층) 선수 좌현 객실 부분으로 24m가량 진입해 선내 상황을 파악했다.

헤드 캠(머리에 장착하는 카메라)으로 촬영된 사진에는 벽체, 철제 파이프, 목재 등이 바닥에 어지럽게 널려 있는 전쟁터 같은 장면이 담겼다.

해수부와 선체조사위는 미수습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를 우선해 수색하는 등 원칙에 따라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애초 해수부가 검토한 '객실 직립' 수색은 유보됐다.

선체 중간을 횡으로 절단해 저층부와 고층부를 분리한 뒤 객실이 있는 고층부 3개 층을 똑바로 세워 수색하는 직립 수색 방식은 선체를 지나치게 훼손해 정확한 진상조사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선체조사위는 선수, 선미에 각각 2개 조를 투입하고 중앙 부위에도 '워킹 타워'(진입용 구조물)를 설치한 뒤 2개 조를 들여보내 수색할 예정이다. 로봇 캠, 드론, 내시경 장비 등도 활용된다.

코리아 쌀베지 류찬열 대표는 "세월호가 육상에 올라온 뒤 위(우현쪽)에서 보는 게 더 쉬운 작업인 만큼 그물, 핸드 레일 등을 설치한 뒤 상부 조사 작업이 이뤄지면 세부 계획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선체와 작업자의 안전을 최대한 고려하고 세척, 방역 등 작업도 최대한 빠른 속도로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 세월호 내부 선체에 진입해 헤드캠으로 찍은 세월호 내부. [해양수산부 제공=연합뉴스]

세월호가 침몰한 진도 해저 면에 설치된 유실방지 펜스 구역 수색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는 수색을 가로막는 지장물 제거 작업을 8일 종료하고 세월호 육상 이송이 시도되는 9일에는 수중수색에 착수할 예정이다.

수중수색선인 센첸하오에 국과수 법의관이 올라타 잠수사를 대상으로 인체 골격 등에 관해 교육하기도 했다.

다만 원활한 수색에는 조류 등 해상 기상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인양 과정에서 선체에서 흘러나온 진흙 세척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진흙에서는 휴대전화, 의류, 여행 가방 등 유류품 101점과 동물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 20점이 이미 나왔다.

더 묻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유류품을 찾기 위해 진흙도 샅샅이 뒤져야한다.

◇ 침몰 원인 조사·검증도 착수…의혹 해소할수 있을까

선체조사 작업도 사실상 시작됐다.

선체조사위가 자문하기로 한 영국 감정기관 '브룩스 벨'(Brookes Bell) 관계자 2명은 지난 8일 세월호가 올려진 반잠수식 선박에 올라타 세월호 선체 외관을 검증했다.

선내로는 진입하지 않고 외관만을 둘러보고 채증·검사하는 작업이었다.

주목적은 세월호 침몰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증거 수집이었다.

검증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신중하고 과학적인 검증을 위해 분석 결과를 미리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체조사위는 양해를 구했다.

브룩스 벨은 심층 조사 후 공식 보고서를 선체조사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브룩스 벨은 사실상 선체조사위 업무 전반을 활동범위로 한다. 세월호 침몰 원인 등 조사 과정에서 역할은 자문 이상의 실질적 비중을 가질 수 있다.

▲ 세월호 모습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제공=연합뉴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선체조사를 직접 할 수 있는 선체조사위로부터 감정을 의뢰받았기 때문이다.

선체조사위는 인양, 미수습자·유류품 수습과 관련해 지도·점검만 할 수 있어 권한의 한계를 가졌지만 선체조사에서는 주도권을 쥐고 있다.

브룩스 벨은 해양사고 조사, 잔해 확인과 제거, 선박 설계 연구 등을 지원하는 회사다.

1994년 852명이 숨진 '에스토니아호' 침몰 사고, 2012년 32명이 숨진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좌초 사고 등과 관련한 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함 충돌설, 내부 폭발설, 선체결함 여부 등과 관련한 의혹을 규명하게 된다. 기존에 국내에서 이뤄진 원인 조사도 재점검한다.

세월호 육상 이송 후에는 선체조사위 역할이 부각되는 만큼 조사위원 8명의 실무를 뒷받침할 조직, 시행령 등을 조속히 갖추는 일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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