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균 감독 "'메이드 인 광주 오페라' 세상에 내놓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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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균 감독 "'메이드 인 광주 오페라' 세상에 내놓을 것"
  • 조미금 기자
  • 승인 2017.08.29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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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광주시립오페라단 초대 예술감독 "'예술적 고향' 광주만의 정체성 담은 오페라 제작"

김홍재, 최태지, 김선정, 유영애, 정갑균….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세계적 명성의 문화예술인들이 최근 잇따라 광주에 둥지를 틀면서 새로운 '문예부흥'을 예고하고 있다. 광주 문화예술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주역들의 비전과 구상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정갑균 광주시립오페라단 초대 예술감독에 거는 예술계와 시민들의 기대가 자못 크다.

시민들 입장에선 기대이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올 터.

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며 주목을 받아온 그가 지역의 창단 오페라단을 어떻게 안착시키고, 수준 높은 작품을 관객들게 내놓을 것인지가 이제 그의 어깨에 달려 있다.

▲ 정갑균 광주시립오페라단 예술감독

다음은 정갑균 예술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오페라단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크다.

처음으로 성악을 시작하게 된 곳이 광주다. 개인적으로 광주는 예술의 고향인 셈이다.

연출가의 업을 시작한 곳도 역시 광주였다. 1990년 시민회관에서 열린 광주오페라단의 작품 '라보엠'을 맡으면서 연출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꾸준히 광주시립국극단 등과 작업을 해와 광주문예회관이 전혀 낯설지 않다.

마음의 고향이자 예술적 고향인 광주에서 처음 생기는 오페라단을 맡게 돼 가슴이 벅차고 잘 이끌어야겠다는 의무감이 든다.

▲광주시립오페라단 창단을 어떻게 보나.

광주시립오페라단은 서울, 대구에 이어 지방자치단체에서 만든 세 번째 오페라단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 하다.

특히 서울과 대구가 이미 법인화된 상황을 감안하면 공공적 측면의 오페라단은 광주가 유일하다.

광주는 이미 오페라단 창단을 위한 밑거름이 충분히 주어진 상태였다. 국립발레단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시립발레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교향악단 등의 실력도 뛰어나다.

광주시립오페라단이 탄생하기까지는 광주시의 적극적인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23일 임명장을 받으며 윤장현 시장님과 처음 만났는데 예술적 식견이 굉장하다는 점에서 놀랐다.

문화예술의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의지도 강해 앞으로 광주시의 지원이 기대된다.

▲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며 주목받아 왔다. 그동안의 경험을 시립오페라단에 어떤 식으로 녹여낼 지 궁금하다.

창단부터 향후 10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어떤 것일지, 여러 가지 구상을 하고 있다. 우선은 9월 말 열리는 창단 공연준비에 매진할 생각이다.

창단 공연에서는 광주에서 쉽게 만나보기 어려웠던 작품들이 대거 선보여진다. '카르멘'으로 서막을 열고 '아이다', '투란도트' 등 대작들을 잇따라 무대에 올린다.

'아이다'의 경우 시립교향악단, 발레단, 합창단, 극단 등과 협업을 통해 신선한 무대를 꾸밀 계획이다. 100~120명이 무대에서 함께 노래하고 춤 추는 진귀한 광경을 선사하겠다.

▲재임 기간 시도해보고 싶은 사업이나 무대가 있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부분을 동시에 계획하고 있다. 서울, 대구 등은 오페라 전용 무대가 마련돼 있는 반면 광주는 아직까지 시설이 열악하다. 앞으로는 전문 극장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고서는 전문적인 공연을 올릴 수가 없다.

프로그램은 광주만의 정체성을 담은 창작 오페라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시립오페라단 창단을 준비해온 팀이 그동안 정율성 선생의 '망부운'을 오페라 프로그램으로 개발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메이드 인 광주 오페라’를 세상에 내놓게 된다.

광주는 5·18민주화운동 등 시대, 역사성을 갖춘 곳이다. 이러한 점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연구․개발해 광주만의 창작 프로그램을 만들겠다. '메이드 인 광주 오페라'는 세계 오페라사에 기록될만한 작품이 될 것이다.

또 하나는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것이다. 음악적 재능을 갖고도 스스로 깨닫지 못하거나 기회를 갖지 못해 성장하지 못하는 청소년을 지원하는 영재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싶다. 아카데미에서는 영재 교육 뿐 아니라 전문가를 재교육하는 프로그램도 운영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독일 라이프치히 등 광주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와 적극적으로 교류, 세계적 무대도 선사하겠다.

▲광주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5년, 10년 뒤 시립오페라단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열심히 일했고 오페라단을 위해 헌신했다는 목소리가 절로 나오도록 하겠다. 다만 관객이 있어야 극이 완성되는 것처럼 시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있어야 시립오페라단이 성장할 수 있다.

온 힘을 다해 작품을 만들테니 잘할 때는 칭찬을,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채찍을 휘둘러 달라. 시민과 함께 교감하는 오페라단이 되겠다. 잘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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