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상한제 폐지 한달] 소비자 혜택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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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상한제 폐지 한달] 소비자 혜택은 없었다
  • 연합뉴스
  • 승인 2017.10.2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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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인상사례 중저가폰 1건뿐…프리미엄폰 전무
시장영향 '미미'…신작 아이폰 상륙 맞춰 인상 가능성 제기
▲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연합뉴스 자료 사진

휴대전화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된 지 한 달이 흘렀다. 기대했던 지원금의 도미노 인상은 없었다.

앞으로도 수요가 많은 프리미엄폰의 지원금은 크게 오르기 힘들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상한제 폐지 이후 오히려 지원금보다는 유통망 보조금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신작 아이폰의 국내 상륙으로 보조금 시장이 들썩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중저가폰 갤럭시J7만 유일…요금할인과 경쟁 역부족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의 핵심 조항이었던 지원금 상한제는 출시된 지 15개월 이내의 단말 지원금을 최대 33만원으로 제한했다.

이달 1일 상한제가 일몰한 이후 기존 상한선을 뛰어넘는 사례는 KT[030200] 전용폰 갤럭시J7 2017 한 건에 불과했다.

올해 7월 출시된 중저가폰인 갤럭시J7은 상한제 폐지 첫날 지원금이 34만5천원까지 올랐다. 갤럭시J7 이후 지난 28일까지 기존 상한제 적용 제품 중 지원금이 오른 사례는 없었다.

같은 기간 지원금 인상은 갤럭시S7, LG X500, 갤럭시J3 등 구형폰과 중저가폰에 집중됐다. 신형 프리미엄폰의 경우 SK텔레콤이 지난 19일 갤럭시S8의 지원금을 최대 4만원 올린 사례가 유일했다.

지원금 시장의 침체는 이미 예견된 현상이었다. 애초 상한제가 폐지되더라도 이통사와 제조사들이 지원금을 굳이 올릴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지원금은 한 번 조정하면 최소 일주일을 유지해야 하는 데다 요금할인 상향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현행 요금할인 제도는 지원금의 평균 지급액에 근거해 할인율을 정하기에 지원금이 올라가면 할인율이 추가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요금할인 부담을 져야 하는 이통사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지원금을 요금할인액 수준으로 올리기 어렵다는 점도 작용했다. 프리미엄폰의 요금할인액이 지원금보다 2배 이상 많은 상황에서 격차를 줄이려면 엄청난 재원이 필요하다.

아이폰8 출시를 앞두고 관망세가 우세했던 점도 무시하기 어렵다.

이통사 관계자는 "아이폰8 대기 수요가 쌓이는 상황에서 지원금을 올리더라도 고객 유치 효과가 크지 않다"며 "아이폰8의 시장 반응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전했다.

◇ 지원금보다는 유통망 보조금에 관심…아이폰이 변수

앞으로 지원금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통사와 제조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지원금보다는 유통망 보조금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쟁사 제품이 나올 때마다 제조사들은 유통점에 주는 리베이트(판매 장려금)를 올리는 방식으로 견제를 해왔다. 리베이트에서 유통점의 마진을 뺀 금액이 고객에게 보조금으로 지급된다.

지원금과 달리 보조금은 리베이트를 통해 수시로 조정할 수 있어 '치고 빠지는' 전략에 유리하다.

▲ 연합뉴스 자료 사진

게다가 상한제 폐지와 함께 제조사가 리베이트 자료를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 의무가 사라지면서 제조사들의 운신 폭은 더욱 커졌다.

아이폰8 출시로 경쟁사의 보조금을 활용한 견제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녹색소비자연대 윤문용 ICT정책국장은 "보조금을 이용한 마케팅이 이미 고착화한 데다 지원금 인상을 가로막는 규정들이 남아 있는 한 지원금이 크게 올라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수는 아이폰8에 대한 시장 반응이다.

예약판매 초반 성적은 전작 아이폰7보다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배터리 문제가 불거지고, 눈에 띄는 혁신이 부족한 데다 아이폰X(텐)으로 대기 수요가 분산된 점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8의 열기가 되살아난다면 국내 제조사들이 보조금을 올려 견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부진이 이어진다면 국내 보조금 시장은 당분간 관망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내달 말 아이폰X(텐)이 국내에 출시되면 비슷한 현상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분위기라면 이통사들이 아이폰X(텐) 출시 전까지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재고 소진용 구형폰이나 중저가폰의 지원금만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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