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 사다리" vs "성장동력 파괴"…여야, 예산혈투 전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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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 사다리" vs "성장동력 파괴"…여야, 예산혈투 전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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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0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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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5당, 예산정책처 토론회서 예산 심사 방향 소개
민주 "혁신성장·공정경제·소득주도 성장·일자리 위한 예산"
野 "선심성 기반 '포퓰리즘' 예산에 칼질" 예고
▲ 격려사하는 정세균 의장 정세균 국회의장이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8년도 예산안 토론회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2일 본격적인 '예산심사' 전투에 앞서 내년 정부 예산안을 놓고 '전초전' 성격의 기 싸움을 벌였다.

여야 5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예산정책처 등의 주최로 열린 '2018년도 예산안 토론회'에서 예산안에 대한 각 당의 입장과 심사 방향을 소개했다.

먼저 민주당의 예결위 간사인 윤후덕 의원이 토론자로 나서 "2018년 예산은 복지국가로 가는 사다리"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그동안 저성장 고착화, 양극화 심화로 이대로 놓아두면 공동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이에 새 정부는 이전 정부와는 다른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혁신성장, 공정경제, 소득주도 성장, 일자리를 위한 예산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또 야당의 집중 공세가 예상되는 공무원 증원·사회간접자본(SOC) 삭감,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아동수당,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예산을 옹호하며 방어막을 펴기도 했다.

그는 "공무원 증원은 일반 공무원 증원이 아니고, 국민 생활·안전분야 등 생활현장 필수 지원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연내 집행 가능성 고려 없이 SOC 예산을 과다 편성해 매년 이월해 불용액이 발생했다. 2017년 SOC 분야의 예상 이월액은 약 3조 원에 이르러 내년에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이어 "문재인 케어는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를 실질적으로 해소하고, 신포괄수가제도를 민간의료기관으로 확대해 기관별 총량이 늘어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며 "실손보험과의 관계를 재정립해 새로운 비급여 발생을 차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2018년도 예산안 토론회 오연천 울산대학교 총장이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8년도 예산안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왼쪽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정의당 윤소하·국민의당 정인화·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 오연천 총장, 자유한국당 김종석·바른정당 간사인 홍철호 의원. 사진=연합뉴스

야당은 재정 건전성 훼손 우려, 미래 세대 부담 전가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문재인 정부의 예산을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예산안을 "성장동력 파괴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예결위원인 김종석 의원은 "정부가 '내 삶을 바꾸는 예산'이라는 미명 하에 일자리, 소득주도 및 혁신성장 지원을 하겠다는 것인데, 정부의 정책들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내년도 예산안은 사실상 '내 삶을 파괴하는 예산'으로서 미래 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미래보다는 현재 소비에 비중을 두고 있는데, 미래에 뿌릴 볍씨를 지금 갉아먹는 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는데 퇴행적 전환이라고 본다"며 "정부의 복지재정 확충 의지를 인정하고 공감하지만 복지는 지속 가능해야 한다. 잘못된 현실인식으로 (집권) 5년 이후는 마치 대한민국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하는 무책임한 배분"이라고 주장했다.

▲ 예산안 토론회 진행하는 오연천 총장 오연천 울산대학교 총장이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8년도 예산안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정의당 윤소하·국민의당 정인화·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 오연천 총장, 자유한국당 김종석·바른정당 간사인 홍철호 의원. 사진=연합뉴스

그는 "공무원 증원 등 일자리 실책의 세금 충당, 최저임금 인상으로 재정부담 떠안기, 북한·시민단체에 세금 퍼주기 등을 꼼꼼히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예결위원인 정인화 의원은 "2018년 예산안은 낙관적 경기전망에 근거를 둔 지나친 확장예산이며 복지지출에만 치우친 단기적 포퓰리즘 예산"이라며 "단기적 인기에 영합한 산타클로스 예산은 미래 세대에 부담을 지우고 재정을 악화시켜 국가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또 "전년도 대비 20% 감소한 SOC 예산에 대해 철저히 심사할 것"이라며 "호남지역은 지난 정부 동안 누적적이고 장기적으로 차별을 받아온 만큼 호남권 SOC 예산 차별을 시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예결위 간사인 홍철호 의원은 "정부의 장밋빛 국가채무 전망과 달리 추가 국채 및 상환 발행과정에서 채무는 더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했다.

홍 의원은 이어 "보건·복지·노동분야 예산 팽창으로 재원 배분 양극화가 확대됐다"며 "반면 SOC 예산은 상대적으로 많이 감소했고, 미래 성장동력 부문 예산은 절대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 '2018년도 예산안을 위해 모였다' 오연천 울산대학교 총장이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8년도 예산안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왼쪽부터 기획재정부 구윤철 예산실장, 연세대 양준모 교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정의당 윤소하·국민의당 정인화·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 오연천 총장, 자유한국당 김종석·바른정당 간사인 홍철호 의원, 계명대 윤영진 교수, 국회예산정책처 조용복 예산분석실장. 사진=연합뉴스

정의당 예결위원인 윤소하 의원은 다른 야당과는 달리 일부 복지예산 증액과 SOC 예산 감액 편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 의원은 다만 "중기적인 재정 건전성이 우려된다"며 "지속적 복지 확대를 위한 사회복지세 등 증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앞서 구윤철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조용복 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실장이 각각 내년 예산안의 특징과 분석 내용을 발표했다.

정세균 국회의장도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하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제출된 예산안에는 일자리 창출,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동력 확충 등의 여러 현안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담겨 있을 것"이라며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국민과 약속한 과제들이 충실히 반영되었는지, 예산의 낭비 요인은 없는지 국민을 대표해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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