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황금빛 갈대가 물든 전남 순천만에 귀한 겨울 손님인 천연기념물 흑두루미가 찾아왔습니다. 흑두루미는 몽골과 시베리아의 추운 겨울을 피해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 순천만에서 겨울을 나는 데요. 해마다 개체가 늘고 있습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기자] 굽이굽이 이어진 순천만 수로 위로 흑두루미가 날갯짓을 펴자 한 폭의 수묵화가 그려집니다. 사뿐히 갯벌에 내려앉아 고고한 자태를 뽐내기도 합니다. 잿빛 검은색 몸통과 하얀색 머리가 선명한 흑두루미는 세계적으로 희귀 조류입니다.
< 이승희 / 순천시청 순천만보전과> "흑두루미는 지금 천연기념물 제228호로,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 2급에 해당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1만3천여 마리가 존재하고요, 우리 순천만에는 1천 700여 마리가 지금 현재 월동을 하고 있습니다." 흑두루미는 시베리아 등지에서 번식을 마치고 10월 중순부터 한국과 일본에서 겨울을 보냅니다.
< 서동원 / 흑두루미 영농단장> "10월 15~20일 사이에 분명히 오겠다 하면 오고, 또 3월되면 갈 때는 주민들에게 손짓하고 가요. 한 바퀴 돌고 가요." 순천만을 찾은 흑두루미들은 올겨울을 보낸 뒤 내년 3월 다시 중국과 몽골로 떠나게 됩니다. 순천만에서 흑두루미가 처음 관찰된 건 1996년으로, 당시에는 70마리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해마다 개체 수가 증가해 올겨울에는 2천 마리 이상이 순천만에서 겨울을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민들의 보살핌으로 그만큼 서식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 서근석 / 순천시 대대동> "매년 연례행사처럼 두루미가 안 오면 걱정되고, 두루미가 찾아오면 겨울 잘나고 가라고 지역 주민들이 논에다가 볍씨도 뿌려주고…" 귀한 겨울 손님 흑두루미가 순천만 주민들의 정성 속에 어느 때보다 포근한 월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