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1.18 금 11:01
광주데일리뉴스
> 오피니언 > 사설
아직도 가려진 38년전 광주의 그날, 진실 꼭 밝혀져야
연합뉴스  |  gjdaily@gjdaily.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5.17  22:40:49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계절의 여왕 5월이 오면 불면의 밤을 보내며 뼈를 깎는 아픔을 견뎌내는 이들이 있다. 5·18 피해자와 유족들이다. 아름답고 눈부신 신록의 빛깔이 짙어질수록 이들은 소쩍새처럼 진한 울음을 토해낸다. 올해로 38년째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졌던 일들은 아직도 두꺼운 커튼 뒤에 가려져 있다. 가끔 진실의 가닥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낼 뿐이다. 올해는 5·18 당시 여성에게 가해진 성폭력과 고문의 실상이 일부 확인되면서 광주사람들은 당시의 상처를 다시 눈물로 보듬어야 했다. 광주항쟁 당시 가두방송을 했다가 성폭력과 모진 고문을 당했던 김선옥(60) 씨의 얘기다. 스물세 살의 꽃다운 나이에 그녀는 군홧발에 짓밟혔다. 그날 이후 그녀의 삶은 송두리째 나락으로 떨어졌다. '오월의 악몽'은 지금도 그녀에게 현재형이다. 그녀의 증언은 지난 10일 광주 5·18자유공원 야외광장에서 개막한 '5·18영창 특별전-스물세 개의 방 이야기'에 담겼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올해 38주년을 맞아 '보아라 오월의 진실, 불어라 평화의 바람'을 행사 슬로건으로 정했다. 여기에는 "오월의 진실을 시민의 힘으로 밝혀낸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5·18 이후 38년의 오랜 세월이 흘렀건만 진상은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데다 실체적 진실은 가뭇없이 사라질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성폭력만 해도 5·18 당시 계엄군이 집단으로 또는 수시로 저질렀다는 증언이 있지만, 극히 일부만 확인됐을 뿐이다. 성폭력은 인간 존엄성에 대한 범죄다. 더구나 계엄군에 의해 저질러졌다면 이는 명백한 국가폭력이다. 철저한 진상 규명이 있어야 한다.

5·18 사상자 수마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1995년 5·18 사망자 수는 민간인 166명, 군인 23명, 경찰 4명 등 모두 193명이고 부상자는 852명이라고 발표했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가 2005년에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민간인 사망자는 606명이다. 이 가운데 165명은 5·18 당시 숨졌다. 나머지는 당시 부상으로 후유증에 시달리다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들 통계는 확실하지 않다. 집단학살과 암매장에 관한 여러 증언이 있지만 다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5·18 진상 규명의 핵심이라 할 '발포 명령'도 밝혀지지 않았다. 계엄군의 집단 발포 등 군의 주요 결정이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의 지휘 하에서 이루어졌다는 증언만 있을 뿐이다.

다행히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안'이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했다. '5·18 특별법'은 오는 7월 1일부터 3년간 시행되는 한시법이다. 이 법은 5·18 강제 진압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진상조사위원회 설치를 핵심으로 한다. 광주사람들이 이 법에 거는 기대는 아주 크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국방부가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기회 있을 때마다 5·18의 진실을 밝히겠다고 공언해왔다. 송 장관은 최근 광주를 방문해 5·18 단체 회장단과 면담한 자리에서 "국군의 이름으로 잘못 적은 역사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작년 9월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 출범 때도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 2월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는 국방장관으로서 38년 만에 처음으로 5·18에 대해 국민과 광주시민에게 사과했다. 국가폭력에 대한 사과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관련 자료를 빠짐없이 제출하고 왜곡·조작된 사실은 그 경위 등을 밝혀야 한다.
 

연합뉴스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포토뉴스
많이 본 기사
1
광주 사직동마을 문화재생 '전통혼례연' 시연회
2
노영민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소통수석 내정
3
<늙은 코미디언 이야기> 민·관·학 협업 연극 무대
4
영암군, 구림마을서 '시골여행 # 情' 29일 열려
5
'2019 관광 영암' 관광객 만족도 높여 지역경제 활성화
6
[포토 에세이] '아듀 2018'…희비의 순간들
7
영암군, 전남도 일자리창출·투자유치 수상
8
한전공대 후보지 6곳 제출 마감…"이제부터 2라운드" 돌입
9
광주문화 찾기·바꾸기…문화적 '매개' 역할 광주문화재단 1년
10
5·18 당시 사진·영상 등 '옛 전남도청 복원' 제보 받는다
오피니언

'수소경제' 선도국가 무리한 꿈이 아니다

정부가 17일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에는...
[율곡로 칼럼] 의원정수 확대, 이쯤에서 접어라

[율곡로 칼럼] 의원정수 확대, 이쯤에서 접어라

선거제 개혁이 의원정수 확대 논란으로 이어지...

체육계 잇단 '미투'…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코치들에게 고교 시절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와 전직...

靑파견 장교가 카톡에 군인사 문건 올렸다니

청와대에서 파견 근무를 하던 군 장교들이 대통령이 결재한 군 인사 관련 문건을 ...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광주광역시 서구 금화로 278 (화정동, 407-8번지 국민생활관 202호)  |  대표전화 : 062-222-6800  |  팩스 : 062-222-6801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광주 아 00136  |  회장 : 서귀원  |  발행인 : 오영수·윤순오  |  편집인 : 신현호  |  방송국장 : 조찬천  |  등록일 : 2013. 5. 2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현호
Copyright © 2013 광주데일리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