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어디서 온 물이지'…광주천 물놀이장 주암댐 물 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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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어디서 온 물이지'…광주천 물놀이장 주암댐 물 방류
  • 연합뉴스
  • 승인 2018.08.14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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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만t 물값만 350만원…폭염·가뭄에 하천 유지수 역할
▲ 광주천 물놀이장 이용객. [광주시 제공]

광주시가 동구 용산동 동산타워 주변 광주천에 조성한 물놀이장이 시민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유례 없는 폭염 속에서 도심 속 하천에서 즐기는 물놀이는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다.

하지만 이곳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이 물이 도대체 어디서 오는 지 아는 이는 드물다.

광주천은 폭염에다 여름 가뭄까지 겹치면서 흐르는 물이 거의 없는 사실상 건천(乾川)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광주천을 흐르는 물은 영산강과 주암댐에서 끌어 와 상류에서 흘려 보내는 이른바 인위적인 방류수다.

광주천의 수원은 무등산에서 모아진 물이 증심사 계곡을 따라 일명 동구 학동 배고픈 다리를 통과해 광주천으로 흘러든다.

평소에도 유량이 아주 적기 때문에 일정 수위를 유지하는 일이 행정당국의 최대 고민이다.

광주시는 광주천 살리기의 하나로 아이디어를 고안해냈다.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와 각각 협약을 맺고 영산강과 주암댐의 물을 끌어 다 상류에서 다시 방류하는 사업이다.

이전에는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정화한 물을 방류했으나 악취가 난다는 일부 민원에 따라 작년부터 중단했다.

대신 영산강에서 하루 14만t을 끌어올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현재 매일 8만t 정도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영산강 덕흥대교 인근의 물을 광주환경공단으로 보낸 뒤 정제시설을 거쳐 강력한 펌프질을 통해 광주천 상류에 방류하는 것이다.

영산강 자연 하천수를 환경개선 용도로 활용하고 다시 영산강으로 돌려보내기 때문에 여기에는 물값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수자원공사에서 관리하는 주암댐 상수원은 물값을 내야 한다.

광주시는 수자원공사와 협약을 맺어 주암댐 원수를 매일 10만t 규모까지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돈을 주고 사 와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 적은 양만 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주암댐 저수율도 가뭄에 뚝 떨어짐에 따라 최근에는 하루 3만t 정도의 물을 끌어와 광주천 상류 물놀이장에 방류하고 있다.

영산강에서 끌어온 물은 이보다 9㎞ 이상 떨어진 하류지역 6곳에서 방류한다.

광주시는 올해 주암댐 원수 방류량을 380만t 정도로 예상하고 물값으로 4억5천만원을 예산에 편성했다.

원래 물값이 1t당 233.7원인데, 환경유지용수로 공급하기 때문에 50% 할인해 t당 117원을 내고 있다.

하루 3만t 이면 350여만원에 달하는 액수다.

광주천 물놀이장을 즐기는 시민은 자연하천에서 즐기는 물놀이치고는 어쩌면 가장 비싼 물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셈이다.

현재 광주시의 상수도 요금은 가정용의 경우 사용량에 따라 가장 낮은 구간인 20㎥ 이하가 530원인 만큼 광주천 방류 물값은 수도요금의 5분의 1 수준이다.

광주시는 용산동 주암원수 방류 지점에서 2013년부터 운영한 광주천 물놀이장은 여름철 시민의 큰 호응을 받았다.

지난해 7월 극심한 가뭄으로 운영을 중단한 뒤 이달 초부터 다시 주암댐 원수를 방류해 물놀이장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천 물놀이장은 이달 말까지 운영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주암댐 원수는 가뭄이 '주의' 단계가 되면 공급이 중단된다"며 "가능할 때 최대한 주암댐 원수를 공급받아 시민이 깨끗한 물에서 더위를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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