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브랜드 상설공연장 재추진 놓고 시-의회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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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브랜드 상설공연장 재추진 놓고 시-의회 정면충돌
  • 연합뉴스
  • 승인 2018.09.3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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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삭감 사업의 국비 추진은 의회 경시"…시 "상임위에 사전 설명"
▲ 광주광역시청, 시의회

광주시의 브랜드 상설공연장 사업 재추진 방침에 시의회가 "시민 대의기구인 의회를 경시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해 귀추가 주목된다.

예산 편성에 앞서 면밀한 검토를 요구하며 시의회가 지난 추경심사에서 관련 예산을 삭감했는데, 시 집행부가 국비를 이용해 보란 듯이 재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의회의 반발을 부른 예산은 광주 브랜드 상설공연장 조성 사업비다.

서구 상무시민공원에 있는 세계광엑스포 주제관을 리모델링해 영화·연극·공연 등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시가 반영한 사업비는 10억원으로 행정안전부 현안사업 특별교부금에서 마련했다.

하지만 광주 브랜드 상설공연장 예산은 시의회의 지난 추경예산 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던 사업이다.

당시 시의회 예결위는 예산 편성이나 사업 추진에 앞서 면밀한 검토가 먼저 필요하다는 이유로 시가 요구한 5억7천여만원을 모두 깎았다.

예결위는 "주제관에서 어떤 콘텐츠를 선보일지 결정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무엇을 근거로 리모델링 예산을 세웠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며 "내년 본예산에 세워서 추진해도 된다는데 시의회의 뜻을 모아 결정했다"고 삭감 이유를 설명했다.

이 예산은 예결위 심의 전 상임위인 교육문화위원회에서는 시 요구대로 통과됐으나 결국 예결위 삭감안대로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시의회는 이처럼 본회의까지 통과한 삭감 의견을 무시하고 시가 상설공연장 사업을 재추진하려고 하는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시의원들은 "의회에서 삭감한 예산을 국비로 편성해버리면 시민이 부여한 예산심의 권한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들쭉날쭉한 리모델링 사업비 산정도 지적됐다.

최영환 의원은 "지난 추경에서는 5억7천만원을 올렸는데 이번에는 똑같은 사업에 10억원을 쓰려고 한다"며 "도대체 무슨 기준에 근거해 예산을 편성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시의회는 시 집행부의 상설공연장 재추진 방침을 지방의회의 고유권한인 예산심사를 뛰어넘는 월권행위로 규정하고 시에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송형일 예결위원장은 "시장 관심 사업이라고 편법으로 예산을 편성해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은 시민 대의기구인 의회의 결정을 집행부가 무시한 것"이라며 "의원들의 뜻을 모아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상설공연장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교부금 편성을 사전에 시의회에 충분히 설명했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소관 상임위원장인 김학실 교육문화위원장에게 설명했고 서명까지 받았다"며 "브랜드 상설공연장 사업은 광주의 문화콘텐츠를 강화할 수 있는 현안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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