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산업진흥 전략 수립에 민관 힘 모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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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산업진흥 전략 수립에 민관 힘 모으길
  • 연합뉴스
  • 승인 2018.11.12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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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12일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제조업 부흥정책이나 중국의 '제조업 2025' 같은 산업발전 전략을 만들어 함께 협업해 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는 파격적인 규제개혁 방안을 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박 회장의 이런 발언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대한상의 회장단,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나왔다.

박 회장의 이런 의견은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주목할 만하다. 산발적이고 파편적인 정책으로는 한국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전통 주력산업이 흔들리고 있는 데다 반도체마저 경쟁력 상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연간 2.8%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지금과 같이 투자 부진이 이어진다면 잠재성장률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저성장이 굳어지고, 고용과 복지도 타격을 입게 된다.

이제는 걱정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근본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박 회장 말대로 다른 나라들의 산업진흥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가 2015년부터 추진 중인 '제조업 2025 전략'은 항공우주, 통신장비, 로봇, 해양엔지니어링, 바이오의약 등 10개 하이테크 산업 육성을 통해 제조업 강국 대열에 합류한다는 대규모 종합 계획이다. 독일은 2013년부터 '인더스트리 4.0' 계획을 통해 기존 전통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대대적인 제조업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2009년에 '국가혁신전략'을 수립한 이후 지속해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외국의 이런 전략이 담고 있는 구체적 내용은 한국의 실정과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정부와 민간이 산업경쟁력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전략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시도는 충분히 본받을 만하다. 우리도 정부와 민간기업, 전문가 등이 모여 산업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릴 중장기적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최근에 기자들과 만나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소통 차원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소상공인, 기업인 등과 오찬을 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인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의견 청취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대규모 산업진흥책과 이를 뒷받침하는 과감한 규제개혁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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