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세계] 한국영화 100년 칸 황금종려상 수상 '기생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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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세계] 한국영화 100년 칸 황금종려상 수상 '기생충'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19.05.3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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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부터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해 세상을 놀라게 한 '기생충'이 베일을 벗었다.

'기생충'은 부자 가족과 가난한 가족을 통해 보편적 현상인 빈부격차, 계급사회에 대해 이야기한다.

익숙한 소재를 활용했지만, 신선함 그 자체다.

대담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흥미로운 스토리와 새로운 캐릭터, 현실과 사회에 대한 풍자와 날 선 비판 등을 적절히 배합해 그동안 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영화를 탄생시켰다.

가족 모두가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는 명문대생 친구의 주선으로 고액 과외 일자리를 얻는다.

동생 기정(박소담 분)의 포토샵 실력으로 학력 위조에 성공한 기우는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글로벌 IT기업 CEO인 박사장(이선균 분) 집에 입성, 박사장 부부의 큰 딸 다혜(정지소 분)의 영어 교사가 된다.

젊고 아름다운 박사장의 아내 연교(조여정 분)의 신뢰를 단번에 얻게 된 기우는 백수 동생 기정까지 그 집 미술교사로 끌어들인다.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은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게 된다.

'기생충'은 만날 일 없어 보이는 극과 극의 두 가족이 어설픈 의도와 몇 번의 우연들이 겹치며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빠져드는 이야기를 통해 공생이 어려워진 각박한 현대 사회의 자화상을 보여주며 '함께 잘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법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 질문에 도달하기까지 두 가족의 충돌은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을 터트리며 웃음과 슬픔을 안긴다.

가족 구성원 모두 백수인 기택네 가족은 요금을 못내 휴대폰이 끊길 정도로 답답한 삶을 살지만 가족들의 일상과 대화는 팍팍한 현실과는 별개로 평화롭기 그지없어 웃음을 자아낸다.

또 가족의 고정 수입 확보를 위해 과외 선생 면접에 통과해야만 하는 기우와 기정의 치밀한 작전은 엉뚱하면서도 절박해, 웃기면서도 씁쓸하다.

영화의 주 배경인 기택네 가족의 반지하 집과 언덕 위 박사장 집은 두 가족의 사회적 위치를 대변한다.

기우가 면접을 보러 가는 동안 오르는 계단들과 다시 반지하에 이르기 위해 내려가야 하는 계단들은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역할을 넘어 현대사회의 수직적 질서에 대한 메타포다.

이를 통해 동시대를 살고 있지만, 엮일 일 없어 보이는 두 가족의 삶의 배경을 사실감 있게 전달하며 설득력을 높인다.

'기생충'은 표면적으로 '가족희비극'을 표방하지만, 하나의 카테고리로 정의할 수 없는 영화다.

블랙코미디로 시작해 재난 영화·스릴러 등 수많은 장르를 아우르는데, 어느 것 하나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적절히 배합돼 모든 장르적 재미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또 장르가 변주되는 과정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끝까지 흐름을 깨지 않고 몰입할 수 있다.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131분.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61967&mid=42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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