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세계] 전쟁터 한복판의 사투 '1017'·돈을 갖고 튀어라 '지푸라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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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세계] 전쟁터 한복판의 사투 '1017'·돈을 갖고 튀어라 '지푸라기라도~'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0.02.2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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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함께 아카데미 작품상의 유력한 후보였던 영화 '1917'이 국내 관객을 찾았다. 또 지난달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상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거머쥔 우리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함께 개봉했다.

◇제1차 세계대전 전쟁터 한복판의 사투…'1917'

"2대대는 함정에 빠졌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영화 '1917'은 독일군의 함정에 빠진 아군을 구하기 위해 적진을 뚫고 전쟁터 한복판을 달려가는 두 영국 병사가 하루 동안 겪는 사투를 그린 영화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어느 날, 들판 한쪽에서 숨을 돌리고 있던 영국군 8대대 소속의 스코필드(조지 맥케이 분)와 블레이크(딘 찰스 채프먼 분)는 지휘관의 다급한 호출을 받는다.

그들에게는 독일군의 계략에 넘어가 몰살 직전에 몰린 2대대에 당장 공격 중지 명령을 전달하라는 임무가 떨어진다.

친형이 2대대에 속해 있어 마음이 조급한 블레이크는 스코필드를 재촉하고 제대로 마음의 준비조차 갖추지 못한 채 두 사람은 길을 나선다.

이미 초토화되어 부패한 시체가 나뒹구는 대지는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덫이 되고,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독일군 공격에 대한 두려움은 두 젊은 병사의 순수한 영혼을 조금씩 옥죄어 온다.

이 영화는 시작부터 내달린다. 내적 인간의 심리와 외적·물리적 위기상황을 넘나드는 치밀한 시나리오와 매순간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답고 정교한 화면구성으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까지 관객들에게 생생한 현실감과 극도의 몰입감을 제공한다.

세계적인 거장 샘 멘데스 감독의 작품으로, 골든글로브 작품상과 감독상, 영국 아카데미 7관왕, 미국 아카데미 3관왕에 빛나는 영화다.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119분.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87321&mid=45221

◇돈 앞에서 짐승으로 변한 이들…'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이제부터 인생 새로 시작하는 거야." 과거를 지우고 새 삶을 살고 싶은 연희.

"딱 일주일만 더 줘. 돈 갚는다고…" 애인의 사채 빚에 시달리는 태영.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는 가장 중만.

어느날 이들 앞에 돈가방이 나타나고, 인생의 벼랑 끝에 몰려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여덟 인물의 돈가방 쟁탈전이 펼쳐진다.

인간의 탐욕이란 소재는 다소 뻔하지만, 풀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돈 앞에 짐승이 되어버린 인간 군상을 들여다본다.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인물들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을 빈틈없이 담아냈다.

일본의 소네 케이스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일본의 사회상과 한국의 차이 등 분명 두 작품은 다르지만 기본 뼈대를 유지하면서 영화 각색이 진행된 점은 고무적이다.

누가 누구의 등을 치고, 꼬임에 빠질지 한시도 한눈 팔 시간을 주지 않고 부지런히 질주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욕망을 상징한다. 돈 때문에 믿음을 져버리고, 돈 때문에 하지도 않을 짓을 한다. 돈 앞에서 휘둘리는 인간은 한낱 짐승이 되기 십상이다.

영화는 짐승으로 변해가는 사람들을 담았다. 상위 포식자를 쉽게 파악할 수 없어 흥미진진하다. 자신의 신념을 맹신하다 자멸하거나, 의도대로 돌아가지 않았던 일에 연루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행운과 불행이 공존하는 삶이다. 무엇을 믿든지 너무 깊게 관여해 버리면 파멸로 이어질 수 있는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들이다.

이들은 다들 빚이 있는 사람들이다. 열심히는 아니더라도 잘 살고 싶어 아등바등 한 대가는 빚뿐이다. 얼마나 절망적인지는 가냘픈 지푸라기라도 벼랑 끝에서 움켜잡고 있다는 표현으로 대변된다.

나이 들어 취직할 곳도 마땅치 않고, 가장이지만 딸내미 학자금 대출조차 막혀버린 상황,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돈을 빌렸지만 연인은 사라지고 빚잔치에 목숨을 부지하기 힘든 공무원, 폭력 남편과 빚 때문에 성매매까지 내몰리는 여성 등 돈 나올 구석을 찾아 고군분투하지만 늪에 빠진 발을 건지기엔 역부족이다.

여기서 영화는 질문을 던진다. 과연 돈가방이 내 앞에 나타났을 때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배부른 돼지가 될 것인가' '가난한 소크라테스가 될 것인가'.

그 돈으로 무엇을 할지 나열하는 작은 사치를 부리면 그만이지만 너무 많은 돈은 삶을 살아가는 걸림돌이 될 뿐 윤택함 주지 못한다.

몽상과 상상만으로는 잠깐 행복하나 돈가방을 얻은 경유가 불온할 경우 불안, 공포, 양심의 가책이 시작된다.

과연 돈 앞에 인간성을 잃어버리지 않는 자 누가 있을까. 영화는 그 점을 제대로 간파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상영시간 108분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79181&mid=45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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