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세계] 여자, 여자를 만나다 '결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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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세계] 여자, 여자를 만나다 '결백'
  • 신현호 기자
  • 승인 2020.06.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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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결백'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농약 막걸리 살인사건에서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어머니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딸 정인이 진실을 파헤쳐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결백'으로 배종옥과 신혜선이 처음 만난 두 사람은 모녀 역할을 맡았다.

성공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 잘나가는 변호사가 된 정인(신혜선)이 치매에 걸린 엄마 화자(배종옥)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농약 막걸리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고향으로 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정인은 아버지의 장례식도 찾지 않을 만큼 가족을 등지고 살았지만 TV 뉴스를 통해 망가진 화자의 모습을 보고 한달음에 달려간다.

정인은 철저한 소송 준비로 승소율이 높았고, 거침없는 언변으로 욕을 먹기도 하지만, 대형 로펌 대표 조차 함부로 할 수 없는 힘을 지닌 인물이다. 변호사 정인은 단단함 그 자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렇듯 정인 역시 말하지 못할 사연과 과거를 품고 있다. 그의 약점은 바로 '가족'이다.

악몽 같은 어린 시절을 보낸 후 가족과 등진 채 홀로 독하게 살아왔고, 고향은 잊은지 오래였다. 그의 단단함은 이런 나약한 과거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다.

정인의 표정과 말투는 법정에서도 상대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사무적인 말투는 정인의 프로다움을 더욱 부각시켰고, 똑 떨어지는 헤어스타일과 의상은 정인의 흔들리지 않는 심지를 대변했다.

그런 정인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TV 뉴스를 통해 화자를 본 뒤다. 또 다른 정인의 얼굴이 신혜선을 통해 표현됐다.

한걸음에 고향으로 달려간 정인은 참담한 표정으로 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화자의 재판을 지켜본다. 정인이 판단한 상황은 사건이 조작됐다는 것이다. 자신의 엄마를 위해 다시 냉정한 변호사로 돌아온다.

시골 마을, 깊은 저수지 바닥에 숨겨진 진실은 점차 드러난다. 정인이 파고들수록 더 깊은 곳으로 빠져드는 듯 하지만 거짓은 진실의 밝은 빛을 이기지 못하고 수면 위로 떠오른다.

모든 진실이 밝혀진 순간, 더이상 냉철한 정인의 모습을 유지할 수 없다.

화자의 가슴 아픈 과거, 사건 속 숨겨진 슬픈 이야기는 앞에서 정인은 역시 아직 엄마의 사랑이 필요한, 엄마의 과거에 마음이 쓰린, 여리디 여린 딸의 모습으로 무너지고 만다.

신혜선은 이렇듯 변호사와 여린 딸 사이를 오가며 능수능란한 줄타기를 보여준다. 화자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를 방해하고 앞을 막는 추인회 시장과 그의 주변인들 앞에서는 잔뜩 독이 오른 눈빛과 말투로 응수했다.

반면 화자 앞에서는 한없이 무너졌다. 모든 진실을 알고난 뒤 변호사로서의 신념과 엄마의 결백을 밝혀야 하는 딸 사이에서 갈등하며 울음을 터트렸을 때, '배우 신혜선'의 진가 역시 터트려졌다. 지금까지의 신혜선보다, 앞으로의 신혜선에 기대가 모아지는 대목이다.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80378&mid=45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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