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연휴의 첫날인 9일 가을 정취가 깊어가는 계절을 찾아 '거리 두기'에 잠시 쉼표를 찍는 나들이 발길이 전국 각지에서 이어졌다.
오색 가을빛이 내려앉는 설악산 국립공원에는 오후 1시 기준으로 1만5천여 명의 탐방객이 몰려 산행을 즐겼다.
설악산 단풍은 이날 오세암과 마등령 인근까지 내려와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높고 깊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산행에 나선 행락객은 소요산, 계룡산, 속리산, 지리산, 덕유산 등 중부권을 거쳐 남녘의 명산까지 발자국을 포갰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나서 닷새 만에 한글날 연휴를 맞이한 제주는 강풍 특보가 내려진 날씨에도 물오른 가을 정취로 관광객을 유혹했다.
한라산 둘레길과 애월 해안도로, 함덕 해수욕장 등 명소를 찾아 이날 하루에만 3만여 명이 제주를 방문한 것으로 도 관광협회는 추산했다.
여름이 지나간 해변은 쪽빛 가을 바다를 찾아온 가족, 친구, 연인 등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다.
충남 보령과 태안, 부산 해운대, 강릉 경포해변 등 서해에서 동해까지 해변 나들이객이 인파를 이뤘다.
이맘때의 명물로 자리 잡은 핑크뮬리는 절정의 분홍빛을 발하며 경북 칠곡군 가산수피아 등 곳곳에서 '인생샷'을 선사했다.
용인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 청주 청남대, 전주 한옥마을, 인천 월미공원 등 사계절 방문객이 찾는 명소도 이야기꽃을 피우는 목소리가 오랜 거리 두기의 정적을 깨웠다.
이날의 주인공인 한글 창제와 반포를 기리는 행사는 모처럼 쉴 곳을 찾은 시민에게 휴식처를 제공했다.
전남대학교가 574돌 한글날을 맞아 준비한 '우리말 겨루기 한마당'이 가상공간에서 비대면으로 펼쳐졌다.
나들이 명소나 근교를 찾아 떠나지 않은 시민도 이날은 도심 곳곳 녹지와 공원에서 돗자리를 펴고 도시락을 먹으며 가을 소풍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