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꿈을 위해"…경찰의 날 맞아 이룬 '백혈병 소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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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꿈을 위해"…경찰의 날 맞아 이룬 '백혈병 소녀의 꿈'
  • 연합뉴스
  • 승인 2020.10.2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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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부서, 투병 중인 16세 조유하 양 직업체험 멘토링
'경찰관 꿈' 다시 꾸는 백혈병 투병 소녀 지난 16일 광주 북부경찰서 청소년 경찰학교에서 백혈병 투병 중인 16세 조유하 양이 경찰 제복을 입고 거수경례하고 있다. 2020.10.21 [메이크어위시(Make-A-Wish)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관 꿈' 다시 꾸는 백혈병 투병 소녀
지난 16일 광주 북부경찰서 청소년 경찰학교에서 백혈병 투병 중인 16세 조유하 양이 경찰 제복을 입고 거수경례하고 있다. 2020.10.21 [메이크어위시(Make-A-Wish)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소녀에겐 꿈이 있었다.

광주 북구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 조유하(16) 양은 어린 시절부터 경찰관이 되고 싶어 합기도, 검도 등 무술을 배웠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

그런 그녀의 꿈을 꺾은 것은 난치병이었다.

지난해 무기력과 함께 찾아온 복통 증상으로 찾은 병원에서는 조양에게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5번의 항암 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 등을 받으며 투병하던 조양의 꿈은 아픔 속에서 희미해져 갔다.

투병 전에는 장래 희망에 '경찰관이 되는 것'이라고 선명하게 적었지만, 백혈병과 싸우는 사이 꿈은 '공부를 잘하고 싶다'로 옅어졌다.

그런 소녀의 꿈을 다시 선명한 희망으로 그려준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바로 메이크어위시(Make-A-Wish)라는 난치병 아동의 소원을 성취해주는 비영리단체와 조양이 사는 지역의 경찰이었다.

메이크어위시 측은 지난해 연말 서울의 한 병원에서 행사를 진행하다 그곳에 치료 중이던 조양과 만났다.

조양과 그녀의 어머니는 메이크어위시 측에 "희망을 갖고 싶다"며 사연을 접수했다.

단체 측은 코로나19 탓에 직접 만나기 어려운 조양과 영상통화 등으로 면담하며 그녀의 잃어버린 꿈을 함께 다시 찾아갔다.

그리고 그녀가 간절히 경찰관이 되고 싶어했다는 사실을 접하고 경찰에 협조 요청을 했다.

순찰차 탄 백혈병 투병 소녀 지난 16일 광주 북부경찰서 청소년 경찰학교에서 백혈병 투병 중인 16세 조유하 양이 순찰차에 올라 경찰관 체험을 하고 있다. 2020.10.21 [메이크어위시(Make-A-Wish)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순찰차 탄 백혈병 투병 소녀
지난 16일 광주 북부경찰서 청소년 경찰학교에서 백혈병 투병 중인 16세 조유하 양이 순찰차에 올라 경찰관 체험을 하고 있다. 2020.10.21 [메이크어위시(Make-A-Wish)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협조 요청을 받은 광주 북부경찰서 측은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조유하 양을 경찰관서에 초대해 직업 체험과 함께 멘토링을 해주기로 한 것이다.

만남은 75주년 경찰의 날을 며칠 앞둔 지난 16일 이뤄졌다.

광주북부경찰서 청소년 경찰학교를 방문해 조양은 경찰 제복을 입고, 어깨에 계급장까지 달았다.

조양은 제 몸보다 제복이 커 소매를 걷은 팔을 힘차게 들어 올려 거수경례하며 기뻐했다.

시뮬레이션 사격도 해보고, 두암지구대의 순찰차를 타고 동네를 한 바퀴 순찰하기도 했다.

힘든 통원 치료를 하는 도중에서도 소원이 이뤄지는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조양은 행사 당일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투병 생활을 이겨낸 경찰관을 만나고 싶다는 조양의 바람을 이뤄주기 위해 8년 전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 진단을 받았다가 병을 이겨낸 북부경찰서 교통과 장택수 경위가 함께했다.

장 경위는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며 건강을 챙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응원했고, 조양은 "경찰이 되고 싶다는 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병마 이겨낸 경찰관 만나는 조유하 양 지난 16일 광주 북부경찰서 청소년 경찰학교에서 백혈병 투병 중인 16세 조유하 양이 병마와 싸워 이겨낸 경찰관을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0.10.21 [메이크어위시(Make-A-Wish)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병마 이겨낸 경찰관 만나는 조유하 양
지난 16일 광주 북부경찰서 청소년 경찰학교에서 백혈병 투병 중인 16세 조유하 양이 병마와 싸워 이겨낸 경찰관을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0.10.21 [메이크어위시(Make-A-Wish)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의 날을 맞아 지역의 청소년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경찰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며 "직원들도 경찰의 날을 맞아 경찰이 꿈인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노력하도록 마음먹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메이크어위시 측은 "지난해 조사 결과 소원 성취를 통해 아동의 96.3%가 심리·정서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98.5%가 치료 의지가 강화되었다고 응답했다"며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아동들의 소원을 이뤄주는 행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는 메이크어위시 한국지부가 2019년부터 JYP엔터테인먼트와 진행하고 있는 'EDM(Every Dream Matters!, 세상의 모든 꿈은 소중하다)'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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