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지원금 받은 특고 프리랜서 소득 보니…코로나19로 69%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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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지원금 받은 특고 프리랜서 소득 보니…코로나19로 69%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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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0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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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수급자 통계 분석…소득 적을수록 감소율도 높아
특고·자영업자 소득 파악 첫걸음…'전 국민 고용보험'에 활용
지난 6월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신청 창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6월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신청 창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올해 3∼4월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와 프리랜서의 소득이 대폭 감소했음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고와 프리랜서 중에서도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코로나19 사태의 피해가 컸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7월부터 1차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을 받은 특고,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의 코로나19 사태 전후 소득 변화 등에 관한 통계 분석 결과를 2일 발표했다.

◇ 올해 3∼4월 특고·프리랜서 소득 감소율 69.1%…1분위는 75.6%

1차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올해 3∼4월 소득이나 매출이 비교 대상(지난해 월평균, 작년 3월, 4월, 12월, 올해 1월 중 선택)보다 25% 이상 감소한 특고,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를 지원 대상으로 했다.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통계 분석 결과는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신청자들이 제출한 소득 증빙 자료 등을 토대로 한 것이다. 신청자는 특고·프리랜서 58만7천명, 영세 자영업자 109만8천명이었다.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을 받은 특고·프리랜서의 올해 3∼4월 소득은 비교 대상보다 평균 69.1%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서도 소득 수준이 1분위(하위 10%)인 사람의 소득 감소율은 75.6%로, 가장 높았다.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소득 감소율은 떨어졌고 6분위의 소득 감소율은 55.7%로 1분위보다 19.9%포인트나 낮았다.

취약계층 중에서도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들에게 코로나19 사태의 피해가 집중됐음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직종별로 소득 감소율이 60% 이상인 사람의 비율을 보면 방문 교사(66.2%)가 가장 높았고 이어 대출 모집인(50.3%), 건설기계 종사자(48.2%), 대리운전기사(42.8%), 보험설계사(40.0%) 등의 순이었다.

특고·프리랜서 수급자 가운데 소득 수준이 1∼2분위(하위 20%)인 사람은 48.0%에 달했다. 직종별로는 대리운전기사(56.1%)와 방문 교사(51.0%), 퀵서비스 기사(49.6%)의 1∼2분위 비율이 높았다.

지원금을 신청한 특고·프리랜서 중에서는 여성(39만3천명)이 남성(19만4천명)보다 훨씬 많았다.

특고·프리랜서 신청자를 직종별로 보면 보험설계사(10만5천명)가 가장 많았고 이어 학습지 교사·대리운전기사·방문 판매원(각 2만3천명), 방문 교사(1만1천명) 순이었다.

특고 수급자 중 2017∼2019년 고용보험 가입 이력이 한 번이라도 있는 사람은 22.0%로 파악됐다. 고용보험 가입 이력을 가진 사람의 비율이 가장 높은 직종은 택배기사(31.7%)였다.

노동부는 "상당수의 취업자가 임금 근로자와 특고 사이를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상담 창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7월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상담 창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 영세 자영업자 평균 연 소득 1천805만원…매출액은 5천22만원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수급자 가운데 영세 자영업자는 소득과 매출의 구분 등 통계 기법상 한계로 소득 감소율 분석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지원금을 받은 영세 자영업자 가운데 소득 자료를 제출한 28만7천명의 평균 연 소득은 1천805만원이었고 매출 자료를 낸 64만1천명의 평균 연 매출액은 5천22만원이었다.

수급자의 평균 소득은 여성(1천674만원)이 남성(1천926만원)보다 252만원 낮았다. 평균 매출액도 여성(4천901만원)이 남성(5천119만원)보다 218만원 적었다.

지원금을 신청한 영세 자영업자는 남성(59만7천명)이 여성(50만1천명)보다 많아 특고·프리랜서와 대조됐다.

이번 통계 분석 결과를 특고·프리랜서와 자영업자 전반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요건을 충족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데다 소득이나 매출 감소의 비교 대상을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것으로 선택할 수 있어 소득 감소 폭 등이 실제보다 크게 반영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 특고·자영업자 소득 파악 첫걸음…'전 국민 고용보험'과도 연계

노동부는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지급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고·프리랜서와 영세 자영업자는 연중 1회 종합소득세 신고와 반기별 부가가치세 신고 외에는 별다른 공적 소득 자료가 없어 월 소득 확인 작업이 쉽지 않았다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신청자의 약 80%를 대상으로 소득 증빙 자료 보완을 요청했고, 자연적으로 심사 기간도 길어졌다. 노동부는 일정 기간 전 직원을 심사 작업에 투입하기도 했다.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은 특고·프리랜서와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체계를 구축하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노동부는 보고 있다.

이들의 소득 파악체계 구축은 모든 취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 국민 고용보험' 구축과도 무관치 않다.

전 국민 고용보험을 구축하려면 근로자의 임금을 기반으로 하는 현행 고용보험 체계를 소득 기반으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지급을 위한 소득 심사를 하면서 특고·프리랜서 등을 고용 안전망에 포섭하기 위해서는 소득 파악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특고의 고용보험 가입을 위한 고용보험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놓은 상태다. 관련 입법 절차를 올해 안으로 마무리하는 게 노동부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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