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드러낸 'LH 1차 조사'…수사로 의혹 철저히 파헤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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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드러낸 'LH 1차 조사'…수사로 의혹 철저히 파헤쳐야
  • 연합뉴스
  • 승인 2021.03.1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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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공분을 자아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제3기 신도시 예정지 투기 의혹에 대한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일 민변과 참여연대의 폭로로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후 정부는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국토부와 LH 임직원 등 모두 1만4천여 명을 대상으로 투기 여부를 전수조사해 왔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오후 발표한 제1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투기 의심자로 확인된 사람은 모두 20명이다. 민변과 참여연대가 의심 사례로 지목한 13명을 제외한다면 정부 조사로 가려낸 투기 의심자는 7명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조사에 여러 한계가 있었을 것이고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많은 의혹이나 일반 국민의 '합리적 의심'에 비해 적발 규모가 초라하기 그지없다. 정 총리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오늘 조사결과 발표는 시작일 뿐"이라고 전제하면서 "정부는 모든 의심과 의혹에 대해서 이 잡듯 샅샅이 뒤져 티끌만한 의혹도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철저한 추가 조사를 약속했다.

총리실 주관 아래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여러 관계기관이 참여한 합동조사단은 수사권이 없어 조사 대상자들로부터 정보제공 동의서를 받아 부동산거래시스템과 국토정보시스템을 통해 거래내역과 소유정보를 각각 조사하고 상호 대조하는 것이 고작이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한계가 뚜렷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방식으로는 친인척 등의 명의를 빌린 차명투자나 은밀하게 제삼자에게 개발정보를 흘려주고 반대급부를 얻는 것과 같은 부정행위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직무상 취득한 정보를 악용해 작심하고 투기를 하려는 이들이 자기 이름으로 부동산을 거래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범죄의 단서를 찾아내려면 자금과 정보의 흐름을 쫓아가는 강제 수사가 필수적이다. 결국 정부 정책의 신뢰를 뿌리째 뒤흔들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짓밟은 투기 범죄의 진상은 수사를 통해 밝혀내는 수밖에 없다.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에 대한 수사는 이미 시작됐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를 중심으로 시도경찰청·국세청·금융위원회·한국부동산원 등 관계 기관의 전문가를 포함해 총 770명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가 이를 담당한다. 이 사건에 쏠린 국민적 관심을 반영해 유례없이 큰 규모를 갖췄지만, 합수본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사범 수사에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검찰에 이 사건을 넘겨야 한다거나 합수본에 파견하는 방식으로 검사들을 대거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이제 막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의 직접 수사는 '6대 범죄'에 국한되고 부동산 범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런 주장은 합당하지 않다. 이제 첫발을 내디딘 수사권 조정을 되돌리기보다는 현행 법규의 틀 안에서 효율적 수사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정도다. 수사권 조정 이후에도 검찰의 재수사 요청이나 영장 청구, 공소 유지 권한은 남아 있는 만큼 검찰의 '전문성'이 수사에 반영되는 통로가 사라진 것도 아니다. 국수본과 대검찰청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투기 사범 수사기관 협의회'를 마친 뒤 "두 기관 간 핫라인뿐만 아니라 일선 검찰청-시도경찰청 간 고위급·실무급 협의체를 구축해 초동수사 단계부터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기관은 한 몸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여 온 국민이 주시하는 이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하는 것은 물론 검경 협력의 새로운 모범을 구축해 주기를 기대한다.

이날 정 총리의 발표와 질의응답에서 정부 합조단 조사 결과 못지않게 관심을 끈 것은 변창흠 국토부 장관에 대한 언급이다. 정 총리는 "투기의심 사례 20건 가운데 11건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LH 사장 재임 시절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문제에 대해 변 장관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의 걱정을 잘 알기 때문에 어떤 조치가 필요할지 심사숙고하겠다"고 말했다. 단순히 사장 재임 시절 직원들의 투기 행위가 있었다는 것만으로 진퇴를 거론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 이상의 '관리 책임'이 드러난다면 변 장관이 자리를 유지할 명분이 무너지게 될지도 모른다. '2·4 공급 대책'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국민의 신뢰를 잃은 상태에서 추진 동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리고 변 장관은 이미 그간의 연이은 문제성 발언으로도 상당히 신뢰가 훼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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