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로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반인 접종이 시작된 광주 서구 예방접종센터(염주체육관)에서 첫 접종을 한 양맹순(92) 할머니는 연신 고맙다는 말을 반복했다.

자신이 접종 대상이 된 것도, 접종 센터까지 편히 올 수 있도록 버스를 대절해 준 행정기관의 준비, 세심한 접종과 안내도 양 할머니에겐 모두 고마운 일 투성이었다.

양 할머니는 "접종을 하기 위해 기쁜 마음을 왔다"며 "주사를 맞고 컨디션이 이상한 점은 전혀 느끼지 못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접종 대상과 시간을 구분한 탓에 체육관으로 사용하던 접종센터는 그 규모에 비해 전혀 북적이지 않았다.

차분함 속에서 진행된 접종은 이상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없어 순조롭게 진행됐다.

자신이 접종해야 하는 시간보다 더 일찍 센터를 찾아온 일부 주민들도 있었지만, 계획에 따라 이 주민들은 접종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일반인 접종에 앞서 요양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치매 노인들도 이날 접종 대상이 됐다.

가냘픈 노인의 팔에 주삿바늘이 들어가자 따끔함을 느낀 듯 찌푸린 노인의 얼굴엔 주름이 도드라져 보였다.

한 치매 노인은 예방접종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는 듯 주사를 놓은 의료진에게 버럭 화를 내기도 했지만, 의료진은 능숙하게 어르신을 어르고 달랬다.

치매 노인들과 함께 온 시설 종사자들은 쉴 새 없이 접종 장소를 오가며 노인들을 돌봤다.

시설 종사자 역시 접종 대상이어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가도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이 눈에 띄면 망설이지 않고 다가가 도와주고 제 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반복했다.

이상 반응을 관찰하기 위한 대기 장소에는 응급 상황에 대비한 구급·행정 요원들이 돌아다니며 만약을 대비했다.

긴장감 속에 이상 반응을 관찰했지만, 다행히 특별한 징후를 보이는 경우는 나타나지 않았다.

접종과 이상 반응 관찰이 끝난 노인들은 체육관 관중석으로 마련된 의자에 앉아 다른 입소자들이 접종을 모두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

치매 노인의 돌발 행동이 우려되는 듯, 한 종사자는 대기 중인 노인들에게 "다른 곳으로 가시면 안 된다. 끝나면 모시고 갈 테니 자리에 가만히 앉아 계시라"고 신신당부했다.

송필순(53) 노인요양시설 종사자는 "치매 어르신들이라 돌발 상황이 생길 수 있어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며 "오늘은 백신 부작용이 생기는지 잘 살펴봐야 하는 게 관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차 접종을 해야겠지만 이제 어르신들이 코로나19 걱정 없이 생활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예방접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구는 이날 하루 600여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해 오는 7일까지 모두 2천696명을 접종할 계획이다.

남구 역시 다목적체육관에 예방접종센터를 마련하고 이날부터 2천65명의 주민에 대해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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