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들의 생활 풍속도 바꿨다
상태바
광주시민들의 생활 풍속도 바꿨다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14.05.15 10: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월호 한달…'가족과 함께' 시간 늘고, 음주·가무·회식은 줄어

▲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19일째인 4일 진도군 팽목항에서 시민들이 실종자들의 귀환을 기원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30일째인 15일, 온 국민을 눈물 흘리게 만든 비극은 광주시민들의 생활풍속도까지 바꿔 놓았다.

세월호 참사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인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반면 참사 애도 분위기 확산으로 음주나 가무, 회식은 줄어 들었다.

광주시관광협회 김홍주 회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지난해 대비 회식이나 단체모임의 건수가 80~90% 정도 취소 또는 연기됐다"며 "광주의 호텔 예약도 많이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상은 이번 세월호 참사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절규를 눈물로 지켜보던 광주시민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자신들의 가족에게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카카오톡 프로필에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노란 리본 사진과 더불어 자녀들과 함께 한 사진도 부쩍 늘었다.

직장에 다니는 아들과 딸을 둔 주부 김모(54·광주시 북구 우산동)씨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나서부터 얼굴도 보기 힘들었던 아들과 딸이 출근 전 사랑한다고 말해준다"면서 "그럴 때마다 내 자식들이 건강하게 지내주는것만으로도 너무 고맙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술과 모임을 좋아해 일주일에 서너번은 지인들과 음주를 즐겼다는 자영업자 최모(50·광주시 북구 용봉동)씨는 "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는 동안 마시지 않고 있다"며 "지금은 가게 문을 닫으면 바로 집으로 가서 하나밖에 없는 딸과 놀아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현상은 기성세대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부모님과 떨어져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고있는 김모(28·광주시 광산구 도산동)씨는 "친구들과 2박3일로 여행을 계획했는데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길어지면서 취소했다"며 "그 기간 바쁘다며 잘 찾아뵙지 못한 부모님께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제 갖 회사에 입사한 신모(30·광주시 북구 신안동)씨는 "그동안 쉬는 날이면 지인들과 술을 마시거나 여행을 다녔는데 이번에는 경기도 안산의 합동분향소를 다녀올 계획"이라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찾아가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싶다. 또 부모님도 가기를 원해 모시고 갈 것이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도 광주시민들은 마치 내 일 인양 뉴스에 귀기울이고 있다. 즐거운 일이 있어도 덜 흥겨워하고, 가까운 지인과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는 것으로 애도를 표하고 있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