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현장 지지대 철거 지시는 누가?…"제정신이면 할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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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현장 지지대 철거 지시는 누가?…"제정신이면 할수 없는 일"
  • 연합뉴스
  • 승인 2022.01.2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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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층 이하 동바리 철거 붕괴 주요 과실 요인으로 부각
망가진 데크 플레이트2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현장이 언론에 공개됐다. 사진은 붕괴한 39층 바닥면에 사용한 데크 플레이트가 망가져 있는 모습. 2022.1.22 (사진=연합뉴스)
망가진 데크 플레이트
2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현장이 언론에 공개됐다. 사진은 붕괴한 39층 바닥면에 사용한 데크 플레이트가 망가져 있는 모습. 2022.1.22 (사진=연합뉴스)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의 주요 요인으로 하부층 동바리(지지대) 미설치가 지목되고 있다.

24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수사당국과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등은 사고 현장의 PIT(설비 공간) 층 아래층(38층 이하)에 동바리를 설치하지 않은 것이 붕괴를 야기한 주요한 과실로 보고 있다.

특히 16개 층에 걸친 연쇄 붕괴의 중요한 연결고리라고 인식, 원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산 측은 지난 11일 붕괴사고가 발생하기 사흘 전(추정)께 38층의 거푸집과 동바리를 미리 철거해 버렸다.

건설노조 측은 동바리 철거 작업에 참여한 노조원의 진술을 토대로 "작업 편의를 위해 동바리를 철거해 붕괴사고가 났다"며 "원청인 현산 측이 모르게 동바리를 철거할 수 없어 현산의 과실이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데크 플레이트 설치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전체 구조 중 붕괴한 곳은 외벽에 있는 약 6개의 기둥과 가운데 '코어' 부분의 구조물이 전체 슬라브의 하중을 견디는 구조다.

특히 길이 7.6m에 달하는 긴 구간에 걸쳐 데크 플레이트를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해야 하는 탓에 하중 보강에 더욱 신경 썼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나무 합판 위에 데크를 올려놓고, 7.6m 길이 구간을 2개의 데크로 나눠 시공하다가 가운데로 하중이 몰렸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조사 결과 현산 측은 현장에 데크를 올려놓는 수벽을 콘크리트로 만들었고, 데크 규격도 규정에 어긋나진 않게 설치한 것으로 추정돼 데크 시공 과정에 큰 과실의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붕괴사고에 대한 여러 원인 가설 중 하부층 동바리 미설치 외 하중이 아래로 쏠린 결정적 정황을 밝혀내는 것이 향후 원인 조사의 중요한 규명과제로 남아있다.

또 현산 측이 당국에 승인받은 것보다 2.3배 두껍게 슬라브를 만들게 된 경위를 규명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붕괴사고 단지 39층 거푸집 설치 과정25일 전문가 등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붕괴사고 현장에서 무단으로 설계를 변경, 기존보다 2.3배 두꺼운 35㎝의 콘크리트를 타설한 것이 붕괴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데크 플레이트 거푸집을 설치하며 동바리(지지대)를 충분히 설치 하지 않는 정황이 추가로 발견됐다. 사진은 붕괴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신축 현장(붕괴사고 현장인지는 미확인)에서 39층 슬라브를 타설하기 위해 거푸집 설치 작업을 하는 과정이 찍힌 모습. 2022.1.23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붕괴사고 단지 39층 거푸집 설치 과정
25일 전문가 등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붕괴사고 현장에서 무단으로 설계를 변경, 기존보다 2.3배 두꺼운 35㎝의 콘크리트를 타설한 것이 붕괴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데크 플레이트 거푸집을 설치하며 동바리(지지대)를 충분히 설치 하지 않는 정황이 추가로 발견됐다. 사진은 붕괴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신축 현장(붕괴사고 현장인지는 미확인)에서 39층 슬라브를 타설하기 위해 거푸집 설치 작업을 하는 과정이 찍힌 모습. 2022.1.23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 건축구조 전문가는 "결국 하중 초과가 결정적 요인인데, 붕괴 시작점이 어딘지는 향후 분석을 통해 증명해야 한다"며 "특히 대략 1㎡당 840㎏에 하중을 부과하는 35㎝ 두께의 콘크리트를 타설하며 하부층 동바리를 철거한 것은 제정신이면 할 수 없는 일이다"고 비판했다.

광주대 건축학부 송창영 교수는 "정확한 것은 구조계산서를 보고 이야기해야 하지만, 현재 상태로는 39층 콘크리트 타설 면의 힘(하중)의 균형에 문제가 생겨 최초 붕괴의 촉매제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도 이번 붕괴 과정의 큰 문제는 힘의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를 방지할 지지대가 모두 철거됐다는 데에 있고, 여기에 콘크리트 양생 불량 등도 부수적으로 고려해봐야 할 요인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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