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국면전환용 아닌 진정한 민주당 쇄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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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국면전환용 아닌 진정한 민주당 쇄신 기대한다
  • 연합뉴스
  • 승인 2022.01.2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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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발언 경청하는 이재명 대선후보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정당쇄신, 정치개혁 의원모임' 간담회에서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1.11.18 [국회사진기자단]
의원 발언 경청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정당쇄신, 정치개혁 의원모임' 간담회에서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1.11.18 [국회사진기자단]

여권에서 재보선 공천 포기, 586 용퇴, 이재명 대선 후보 최측근 7명의 백의종군 선언 등 당 쇄신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정체 중인 이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오는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선에서 종로·안성·청주 상당구 3곳에 후보를 내지 않고, 자신도 차기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25일 발표했다. 송 대표는 "지난 9개월간 무능한 개혁과 내로남불, 오만을 지적하는 국민의 질책을 달게 받아들이며, 변화와 쇄신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국민의 분노와 실망, 상처를 덜어드리기에 민주당의 반성과 변화, 쇄신이 많이 미흡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송 대표는 3개 지역구 재보선 공천 포기와 자신의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586세대가 기득권이 되었다는 당 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다. 자기 지역구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재명 정부' 탄생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동일지역구 4선 연임 금지'의 제도화도 약속했다.

앞서 정성호 의원 등 이 후보의 최측근 7명은 전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종민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 변화와 결단이 필요하다"며 586세대가 임명직을 맡지 말아야 한다고 586 용퇴론의 불을 지폈다. 이 후보는 24일 밤 TV에 출연해 "(민주당이) 국민이 보시기에 정말 애쓰는구나, 이제 그만하라, 그 정도면 됐다고 할 때까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해야 한다. 당 차원에서 쇄신을 통해 국민이 민주당을 다시 신뢰할 수 있도록 추가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민주당의 이러한 움직임은 무엇보다 30%대에 머물며 좀체 반등을 못 하는 이 후보의 지지율 정체가 586의 쇄신 없이는 타개하기 힘들고, 결국 정권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50대 나이로 80년대 학번, 60년대생인 586은 대학생 시절인 1980년대 전두환 군사 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다. 그 뒤 민주화에 대한 열망 속에 현실 정치에 대거 뛰어들어 한국 정치권의 중심이 됐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기득권의 상징' '내로남불'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된 것도 사실이다. 현실 권력의 '단물'에 취해 실력 배양을 게을리하고, 과거 전유물이었던 도덕적 우위마저 내팽개친 지 오래됐다는 청년층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어느덧 '고인 물'이 돼 버렸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이 후보가 10~30대 지지율을 좀체 끌어올리지 못하는 바탕에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청년층의 실망감, 배신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여권 내 분석이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것 또한 민주당의 독선과 오만에 대한 국민의 견제심리가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지율 정체라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고육지책이지만 이 후보 최측근 7명의 백의종군 선언, 민주당의 재보선 공천 포기, 송 대표의 불출마 선언, 지역구 4선 연임 금지 제도화, 광역 및 기초 의원의 30% 청년 공천 할당 등 일련의 쇄신 흐름은 충분히 평가할 만 하다. 윤미향 의원 등에 대한 제명안 처리 방침도 기득권 사수라는 비판을 떨쳐내려는 읍참마속으로 보인다. 진정성을 더하려면 송 대표에서 시작된 불출마 선언이 당내 전반으로 확산하고 구체적인 정치 개혁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586을 무조건 물러나게 하는 게 비현실적일 수 있지만 '눈 가리고 아웅 식' 쇄신이라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는 데 한계가 있다. 송 대표 표현대로 당 쇄신 움직임이 '고인 물' 정치가 아니라 새로운 물이 계속 흘러들어오는 정치, 그래서 늘 혁신하고 열심히 일해야만 하는 정치문화가 자리 잡는 굳건한 토대가 되기 바란다. 아울러 민주당의 쇄신 움직임에 국민의힘도 화답해 정치권 전반에 새바람을 불어 넣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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