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34주년…사상 첫 '유족-5월 단체없는 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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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34주년…사상 첫 '유족-5월 단체없는 기념식'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14.05.1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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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공식 기념곡 거부 및 제창 불허

▲ 제3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리고 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와 광주시행정부시장 등이 일어나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는 가운데 정홍원 총리, 박승춘 보훈처장 등은 앉아 있다.
5·18 민주화운동 제34주년 기념식이 5월 단체를 비롯한 유족들의 불참으로 허울뿐인 기념식이 됐다.

18일 오전 10시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5·18 정신으로 국민화합 꽃 피우자'를 주제로 기념식이 엄수됐다.

기념식은 국민의례, 헌화 및 분향, 경과보고, 기념사, 기념공연(5월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 순으로 치러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해 기념사를 낭독했다.

정 총리는 기념사에서 "34년 전 이곳 빛고을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큰 획을 그었다"며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우리의 민주주의와 국가의 품격을 더욱 성숙시키는 것이 5·18 민주영령의 고귀한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302명의 희생자(실종자 포함)를 낸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공동체 정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총리는 "(정부는) 과거의 안일한 인식에서 환골탈태해 사회의 모든 영역을 바로잡겠다"며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제도와 관행, 의식과 문화에 이르기까지 근본적으로 쇄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조국의 미래를 위해 모두가 하나되는 공동체 정신이 절실한 때"라며 "지금의 아픔을 하루빨리 치유하고 국가적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5·18 경과보고는 유가족이나 5월 단체들을 대신해 전홍범 광주보훈청장이 낭독했다.

또 폐식에 앞선 기념공연에서는 광주시립합창단 대신 주부와 학생 등으로 구성된 340명 규모의 지역별 연합 합창단이 논란이 된 '임을 위한 행진곡'과 '5월의 노래'를 합창했다. 관심을 모은 제창은 이뤄지지 않았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연주되자 일부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와 주먹을 흔들며 국가기관인 보훈처가 배제한 노래를 목청껏 따라 부르기도 했다. 기념식은 일각에서 우려했던 기습시위나 물리적 충돌없이 지난해와 비슷한 20여분 만에 마무리됐다.

5·18 유가족 백순금(72) 할머니는 "국회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결의했는데도 왜 제창하지 못하게 하는지 답답하고 참으로 슬픈 5·18"이라며 "기념식에 불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5·18 민중항쟁 34주년 기념행사위원회와 5월 3단체(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를 포함한 유족들은 정부의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공식 기념곡 지정 거부 및 제창 불허에 반발, 기념식에 불참했다.

 통합진보당과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도 정부의 공식 기념식이 열린 시각 망월동 구묘역에서 별도의 행사를 열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전날 이뤄진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의 5·18 묘지 참배로 이번 기념식 참석을 대신하기로 하고 불참해 허울뿐인 기념식이 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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